볼보가 새로운 플래그십 전기 세단 ‘ES90’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자율주행 기능 강화를 위해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AGX 오린 칩을 듀얼로 탑재하며, 기존 EX90 사용자에게도 무상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일 볼보 관계자는 “ES90은 단순한 전기차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며 “테슬라와 같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나온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ES90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컴퓨팅 파워다. 차량에는 1개의 라이다 센서, 5개의 레이더, 8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탑재되며, 이를 통합 제어하기 위해 두 개의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 칩이 사용된다. 이는 충돌 방지 시스템과 반자율주행 기능, 배터리 관리 등 차량의 핵심 기능을 AI 기반으로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볼보의 이러한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 퀄컴 등의 첨단 칩셋은 스마트 드라이빙 혁명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니오 ES6, 옹보 L60 등 중국의 주요 전기차 브랜드들도 오린 칩을 활용 중이며, 니오의 경우 NOA+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해 4개의 오린 칩을 사용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볼보의 고객 중심 전략이다. 현재 단일 오린 칩을 탑재한 EX90 소유자들에게 무상으로 듀얼 칩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시대에 발맞춰 기존 고객들도 최신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볼보는 최근 전기차 전환 속도를 다소 조절하겠다고 밝혔으나, ES90을 통해 소프트웨어 혁신에 대한 투자는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조화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라며 “ES90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볼보 측은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변모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라면서도 “볼보의 이번 행보는 향후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S90의 공식 데뷔는 3월 5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