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가 전면적인 전기차 전환을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해 공개한 ‘타입 00’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한 전기 그랜드 투어러가 연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전기차만이 유일한 미래
재규어의 롤던 글로버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브랜드의 완전한 전기차 전환 계획을 재확인했다. 마세라티가 MC20 폴고레 전기 슈퍼카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해 계획을 조정하는 것과 달리, 재규어는 전기차 전략에 변화가 없다고 단언했다.
“우리는 2021년에 이미 재규어 전용 전기차 아키텍처를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V8 엔진이나 다른 내연기관을 얹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습니다,” 글로버는 설명했다. 그는 또한 “향후 10년간 많은 것이 변화할 것이며, 전기차는 우리와 시장에 적합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986마력 플래그십 모델
새로운 전기 GT카는 ‘I-Type(아이-타입)’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고출력 986마력의 최상위 버전이 준비되고 있다. 글로버는 이 차량을 테스트 트랙에서 시속 260km까지 직접 시승했다고 밝혔다.
“속도, 가속, 성능 면에서 놀라웠으며, 진정한 캐릭터를 가진 파워 전달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재규어를 이끌면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이었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이 차량은 순수 스포츠카가 아닌 그랜드 투어러로 기획되었다고 강조했다. “자신감 있게 오랜 시간 주행해도 여전히 기분 좋게 내릴 수 있는 차”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비용 효율성을 위해 아이-타입은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다른 JLR(재규어 랜드로버) 모델과 공유할 예정이다. 디자인은 타입 00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긴 후드와 전면부, 그리고 ‘스트라이크스루’라 불리는 수평선 형태의 테일라이트 그래픽이 특징이다. 다만 생산 모델은 4도어로 제작될 예정이다.
재규어는 이 전기 GT카를 올해 말까지 공개하고 2026년 중반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격은 약 128,000달러(한화 약 1억 8천만 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기존에 예상됐던 20만 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아이-타입은 재규어의 새로운 3개 모델 중 첫 번째로, 이후 대형 세단과 SUV가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로써 재규어는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