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전기차 시장에 단비… KGM 무쏘 EV, 출시 보름 만에 3천대 돌파

전기차 구매 열기가 식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KGM(옛 쌍용자동차)이 출시한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가 반전의 신호탄을 올렸다.

KGM은 19일 “지난 5일 출시한 무쏘 EV가 본계약 2주 만에 3200대의 계약고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기 차종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이던 전기차 초기 시장과 달리, 소위 ‘캐즘(Chasm)’ 현상으로 불리는 침체기에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입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픽업 시장은 그간 디젤 모델이 주류였고, 전기 픽업은 고가 수입 모델만 있었는데, 무쏘 EV가 합리적 가격대로 새로운 수요층을 창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객 구성이다. 무쏘 EV 구매자의 55%가 소상공인 및 개인 사업자로, 이는 전기차가 ‘환경 의식이 높은 개인’ 중심에서 ‘비용에 민감한 상업 용도’ 사용자로 고객층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림별로는 최상위 모델인 ‘블랙 엣지’가 55%, 기본형 ‘MX’가 45%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특히 구매자의 40%가 사륜구동(AWD) 모델을 선택해, 단순한 도심 이동수단이 아닌 다목적 활용을 고려한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보다 실용성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 분석가 이주현은 말했다. “무쏘 EV는 픽업트럭의 활용성에 전기차의 유지비 절감 효과를 더해 새로운 가치 제안에 성공했습니다.”

색상 선호도에서는 그랜드 화이트(54%)가 압도적 인기를 끌었으며, 스페이스 블랙(23%), 블레이징 골드(9%), 마블 그레이(7%), 아마조니아 그린(5%) 순이었다. 인기 옵션으로는 유틸리티 루프랙, 세이프티 선루프,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꼽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령대다. 50대가 38.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88.6%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30-40대의 비중이 높았던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KGM은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한 ‘무쏘 EV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 90분 만에 완판된 것도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했다. 해당 모델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44.7세로, 일반 모델보다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았으며, AWD 선택률도 약 60%로 더 높게 나타났다.

“무쏘 EV는 전통적 상용차 영역과 친환경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KGM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현재의 전기차 시장 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차종과 용도별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무쏘 EV의 성공 사례는 전기차 시장의 다음 단계 진화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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