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전기차에 가상 엔진 및 변속 시뮬레이션 도입

페라리가 첫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독특한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공개된 두 건의 특허 출원을 통해 페라리가 전기차용 가상 엔진 및 기어 변속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첫 번째 특허는 전기모터를 활용해 내연기관의 토크 출력과 변속기의 기어 변속을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는 가속 페달의 위치와 가상 기어에 따라 모터의 토크 출력이 결정되며, 운전자는 다른 페라리 모델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을 통해 가상 기어 변속을 조작할 수 있다.

두 번째 특허는 이러한 전기차용 오디오 제어 시스템에 관한 것으로, 차량 내부와 외부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가상 엔진 및 변속기 모델에 맞는 디지털 사운드를 재생하는 기술이다. 운전자 선호도에 따라 “역사적, 현대적, 미래적, 역동적 또는 편안한”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어 변속 시 특정 소리도 제공한다. 이 특허는 내연기관 차량의 소리를 녹음하는 방법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페라리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전기차에서도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과 같은 감성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여러 차례 전기차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한 감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5 N에서 8,000rpm 터보 4기통 엔진과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모방하는 유사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기아 역시 EV6와 EV9 GT 모델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닷지는 새로운 차저 데이토나 EV를 위한 ‘프라조닉 체임버드 배기 시스템’을 개발했으나, 이는 순수하게 청각적 효과만을 제공한다.

페라리는 올해 전기차를 공개하고 2026년부터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상 엔진/기어 변속 시스템이 실제 양산될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에 대해서는 머지않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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