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LFP 배터리 공장 가동…에너지 저장의 게임체인저 등장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첫 번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가동했다. 이는 미국 에너지 저장 산업과 전기차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억 달러 투자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진출

이번 공장 확장은 기존 GM, 혼다, 현대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시설에 14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 것이다. 새 공장은 1차적으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용 배터리를 생산하지만, 미국으로의 LFP 기술 회귀를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

ES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에 설치되어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충전할 수 있다. 이후 전기차 충전은 물론 가정용 비상 전력 공급, 나아가 비상 시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전력을 역송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법인장 밥 리는 “기존 대규모 에너지 저장은 수력 발전용 호수나 압축공기용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며 “우리는 에너지가 사용되는 어느 곳에든 설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ESS의 기술적 연관성

ESS용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핵심 기술, 화학적 구성, 소재가 동일하며 같은 공급망과 제조 장비를 사용한다. 차이점은 팩 디자인, 에너지 밀도, 사이클 수명 정도다. 따라서 ESS 기술 발전은 간접적으로 전기차 산업에도 도움이 된다.

흥미롭게도 LFP 배터리는 1990년대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발명됐지만,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성공적으로 상용화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LFP 배터리가 전기차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대부분의 신차가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비용과 안전성의 장점

LFP 배터리는 기존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제조 비용이 현저히 저렴하고 희토류 사용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열적 안정성이 뛰어나 화재 위험이 낮아 ESS에 더 적합하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LFP와 NMC 배터리 간 에너지 밀도 격차를 거의 해소했으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LFP 기술이 전기차 가격 인하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포드는 중국 CATL로부터 기술을 라이선스해 자체 LFP 배터리를 생산할 200만 평방피트 규모의 블루오벌 배터리 파크 미시간을 건설 중이다. 한국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 기존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유연한 전략으로 시장 변화 대응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진출은 미국 내 8개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인 공격적 확장 이후 나온 전략이다. 전기차 판매가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을 경우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ESS 부문으로의 피벗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기차 정책 지원이 약화되는 가운데, ESS 시장 진출은 기존 생산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전기차 수요가 회복될 경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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