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대담한 전기차 콘셉트 ‘EXP 15’ 공개… 3도어·3인승·쿠페형 SUV 스타일

재규어가 고급 전기 쿠페 한 대를 위해 기존 라인업을 모두 없애기로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벤틀리가 훨씬 더 파격적인 새 전기차 디자인을 선보였다. ‘EXP 15 콘셉트’는 2026년 공개 예정인 벤틀리의 차세대 전기 세단을 미리 보여주는 모델이다.

이번 콘셉트카는 기존 벤틀리의 정제된 디자인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세단보다 SUV에 가까운 키와 비율을 갖췄고, 좌석은 총 3개, 문도 3개뿐이다. 전면에는 평평하고 각진 형태의 그릴이 자리 잡았고, 루프라인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떨어져 쿠페 형태를 띠고 있다. 후면부는 지금까지의 벤틀리보다 폴스타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벤틀리는 이를 단순한 파격이라기보다 전통을 계승한 현대적 재해석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EXP 15는 1930년대 클래식 모델인 ‘블루 트레인(Blue Train)’으로 알려진 스피드 식스 구니 넛팅 스포츠맨 쿠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직선적인 전면 그릴, 길게 뻗은 보닛, 뒤로 물러난 운전석 위치 등에서 그 흔적이 보인다. 콘셉트카는 실제 이 클래식카와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이 아닌 완전 전기식이다. 벤틀리는 차세대 GT(Grand Tourer)가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이나 주행거리 등 구체적인 스펙은 이번에 공개하지 않았다.

“EXP 15는 벤틀리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의 충전 속도와 주행 거리를 갖춘 순수 전기 사륜구동 GT로 구상되었지만, 이번 디자인 콘셉트에서는 기술 사양이나 플랫폼에 대한 상세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회사는 밝혔다.

현대적인 해석이든, 전통의 재구성이든, 확실한 건 이 3도어·3인승의 전기 GT가 도로 위에 등장한다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란 점이다. 익숙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하는 가운데, 벤틀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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