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0대 파손’ 뼈아픈 기억… 기아 조지아 공장, 거대한 ‘우박+태양광 지붕’ 세운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기아차 생산 공장에 약 30만㎡(약 9만 평) 규모의 대형 지붕이 들어선다. 단순한 지붕이 아니다. 우박 피해를 막는 동시에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 설비’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기아가 겪은 대규모 우박 피해를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조지아 공장 야적장에 주차돼 있던 완성차 약 1만 3,000대가 우박에 직격타를 맞으며 수백억 원대 손실을 입었다. 기아 조지아 법인의 스튜어트 카운티스 CEO는 “완성차를 어떻게 보관하고 보호해야 할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붕은 미국 VPS(Vehicle Protection Structures)사가 설계했으며, 총 1만 7,000장의 태양광 패널이 통합된다. 최대 13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공장 전체 전력 수요의 약 20~30%를 담당하게 된다. 실질적인 피해 예방은 물론, 기후 대응을 위한 친환경 투자이기도 하다.

기아는 이미 204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97% 감축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 목표의 일환으로, 전 세계 제조시설을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제공하는 지속가능 인프라 투자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기아는 구체적인 사업비를 밝히지 않았지만, 회사 측은 “이러한 인프라는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동시에 운영 효율성과 세제 혜택까지 고려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VPS의 웨이드 화이트 부사장은 “기후 리스크가 높은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VPS 시스템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을 함께 도입할 경우 전기 요금을 줄이고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붕 구조물 자체는 이미 절반 이상 완성됐고, 올해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태양광 설비는 내년 초까지 설치가 완료된다.

한편, 기아 조지아 공장은 전기차 EV6와 EV9은 물론, 내연기관 모델인 쏘렌토,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북미 시장 핵심 SUV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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