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소형 전기차로 美 관세 대응… ‘아이오닉 2’도 곧 공개?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의 새로운 전기차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전기차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과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이미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는 소형 EV 라인업에 더해, 현대는 조만간 새로운 엔트리급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이 차량이 ‘아이오닉 2(IONIQ 2)’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오닉 2, 소형 SUV 형태로 등장?

현대차는 현재 한국에선 ‘캐스퍼 일렉트릭’, 해외에선 ‘인스터(Inster) EV’라는 이름으로 소형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해당 모델은 유럽과 일본에서 출시 초기부터 1년 이상 대기해야 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현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인스터보다 더 대중적인 가격대의 새로운 전기차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 유럽법인 CEO 자비에 마르티네(Xavier Martinet)는 최근 인터뷰에서 “몇 달 안에 새로운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아이오닉 2’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차량은 코나 일렉트릭보다 작고 도시형에 가까운 SUV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EV2와 유사한 포지셔닝

현대차의 신형 EV는 기아가 2026년 유럽을 중심으로 출시할 예정인 ‘EV2’와 유사한 플랫폼과 시장 타깃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EV2는 기아가 EV5 아래에 위치시킨 소형 전기 SUV로,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이다.

기아는 이보다 더 작은 EV도 준비 중이며, 가격은 유럽 기준 2만5000유로(약 3,600만 원)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EV3는 유럽에서 3만5990유로(약 5,2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영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전기 SUV로 등극했다.

관세 리스크, 유럽 공략으로 대응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 EV 전용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기반을 다져가고 있지만, 새로운 관세 리스크에 대비해 유럽 및 기타 지역에 대한 소형 EV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관세 리스크를 고려할 때, 유럽에서 소형 EV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형 EV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선 출시 미지수… 하지만 주력 EV는 여전히 강세

다만, 아이오닉 2나 EV2 같은 엔트리급 모델이 미국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미국 내 EV 시장에서도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오닉 5는 상반기에만 1만9000대 이상 판매됐으며, 3열 SUV 아이오닉 9도 5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1000대 이상 판매됐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의 리스가 월 179달러부터, 아이오닉 9는 419달러부터 시작되며, 구매 또는 리스 시 가정용 충전기(ChargePoint Home Flex)까지 무상 제공된다.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도 여전히 적용 가능하다.

배터리 가격 하락, 대중형 EV 시대 앞당겨

소비자들 역시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 테슬라 투자자는 “배터리 원가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진짜 대중형 EV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면 이런 차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엔트리급 전기차는 오는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쇼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유럽 소형 EV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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