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G80 일렉트리파이드(G80 Electrified)가 빠졌다. 별다른 예고 없이 북미법인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취를 감춘 것. 이를 처음 알아챈 건 한 SNS 이용자였고, 이후 제네시스 북미법인에 직접 확인한 결과, 2025년형부터 해당 모델이 판매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소비자 중심의 판단을 최우선으로 하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브랜드에서 구매 가능한 전기차는 GV60과 GV70 일렉트리파이드 두 가지다.
G80 일렉트리파이드는 내연기관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였다.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니지만, 87.2kWh 배터리로 282마일(약 454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고, 최고출력은 365마력에 달했다. 정숙성과 주행 감각 모두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무엇보다 과한 디자인이나 SUV 일색인 요즘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세단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깔끔한 외관을 지녔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델의 운명은 짧았다. 북미 시장에서 G80 내연기관 모델조차 지난해 4천 대 남짓만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버전의 수요는 더욱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전·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산 자동차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것도 부담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G80 일렉트리파이드의 단종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향후 G80 전기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제네시스는 2026년형 G80 일렉트리파이드 모델을 일부 개선해 내놓을 계획이다. 차체는 더 길어지고, 실내도 한층 고급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신형 모델이 북미 시장에 출시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일부 딜러에서는 여전히 2025년형 G80 일렉트리파이드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구입하고자 한다면, 지금 남아 있는 물량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