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결국 자율주행 자체 개발 중단…공급사 의존 전략으로 전환

지프·닷지·램 등을 거느린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SAE 레벨3 자율주행 개발을 사실상 접고, 향후에는 외부 공급사 기술에 의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소식이다. 로이터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높은 개발 비용과 기술적 난제, 불확실한 소비자 수요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초만 해도 ‘STLA 오토드라이브 1.0’을 발표하며 레벨3 기술을 직접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시속 60km/h 내외 조건에서 운전자의 손과 눈을 동시에 떼고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동화 전략의 상징 격인 전기 SUV ‘지프 왜고니어 S’에도 시연 영상이 공개됐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계획은 급제동이 걸렸다. 향후 ADAS는 공급업체 주도의 기술을 활용하게 되며,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에는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통제권 상실, 업데이트 속도 저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의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GM의 ‘슈퍼 크루즈’, 포드의 ‘블루크루즈’, 테슬라의 ‘풀 셀프 드라이빙(감독형)’은 이미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레벨2 수준이지만,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이나 정체 상황에서 실질적인 체감 가치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완전 자율주행은 업계의 오랜 목표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버는 2020년 로보택시 개발을 포기하고 부문을 아우로라에 매각했으며, GM은 지난해 크루즈 사업부를 사실상 철수했다. 그럼에도 GM과 포드, 테슬라는 레벨2+ 영역에서 꾸준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전동화 부문에서 이미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스텔란티스가 자율주행에서도 발을 뺀 상황은, 장기적으로 경쟁사 대비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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