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차세대 전기차의 출시 일정을 다시 미뤘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보도에 따르면, 전기 골프(ID. Golf)와 전기형 티록(ID. Roc)의 양산 시점이 기존 계획보다 늦춰져 2030년으로 확정됐다. 동시에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PowerCo)의 외부 파트너 영입도 추진한다.
전기 골프·티록 모두 2030년으로
당초 ID. 골프는 2028년 출시가 목표였으나 2029년으로 미뤄진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030년으로 연기됐다. ID. Roc 역시 2029년 생산이 예정돼 있었으나 같은 해 여름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두 모델 모두 폭스바겐의 차세대 SSP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비용 압박과 생산 계획 난항
연기의 배경에는 비용 절감 압박이 있다. CEO 올리버 블루메는 지난해 150억 유로 규모의 절감안을 내놨지만, 올해는 더 큰 규모의 재무 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고 생산 계획에서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쇄적인 일정 조정도 발생했다. 원래는 2027년부터 멕시코로 이전될 예정이던 내연기관 골프 생산이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SSP 전환 작업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ID.3와 쿠프라 본(Cupra Born)의 볼프스부르크 생산 이전 계획도 함께 늦춰졌다.
파워코 외부 자본 유치 추진
폭스바겐은 동시에 사업부 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핵심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에 대해 처음으로 외부 투자자 참여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파워코는 독일 잘츠기터, 스페인, 캐나다에 세 개의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 중이며, 그룹의 ‘통합 셀’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셔틀 사업부(ADMT/Moia)의 지분 개방, 아우크스부르크 기반의 발전·조선용 엔진 업체 에버렌스(Everllence, 구 MAN Energy Solutions) 매각 검토도 진행 중이다. 후자의 경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으며, 약 50억 유로 규모의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