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슈퍼 크루즈(Super Cruise)’의 다음 단계로 ‘눈을 떼도 되는(Eyes-Free)’ 기능을 2028년까지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현재 슈퍼 크루즈는 운전자가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지만, 여전히 도로를 주시해야 하는 레벨 2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GM이 새로 예고한 ‘아이즈 프리’ 기능은 이를 한 단계 끌어올린 레벨 3 시스템으로, 차량이 주행을 완전히 담당하는 동안 운전자는 도로를 직접 보지 않아도 된다.
이 기능은 먼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탑재될 예정이다. GM 관계자는 “기존 모델에 LIDAR(라이다) 센서를 추가해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카메라·레이더·GPS 기반 시스템에 라이다를 결합하면서 차량의 인식 능력을 대폭 높인다는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23개 차종에 기본 슈퍼 크루즈를 적용했고, 공급망 제약이 해소된 만큼 앞으로는 훨씬 빠른 속도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아직 라이다 공급업체나 옵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에스컬레이드 IQ’ 이후 다양한 차종으로 빠르게 확대할 방침이다.
GM의 제품 총괄책임자 스털링 앤더슨은 “고속도로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 환경으로 영역을 넓혀, 운전자가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서비스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 데이브 리처드슨 역시 “이번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으로 가는 연결고리”라고 강조했다.
새 시스템이 작동하면 계기판과 사이드미러에 청록색 조명이 켜져 외부에서도 주행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지붕 중앙에는 라이다 센서가 탑재된다.
현재까지 슈퍼 크루즈는 전 세계에서 누적 7억 마일(약 11억km) 이상 주행 데이터를 축적했다. GM은 여기에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 ‘크루즈(Cruise)’에서 얻은 기술과 검증 시스템을 접목해 500만 마일의 추가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GM은 새 시스템이 기존 슈퍼 크루즈가 지원하는 모든 도로에서 작동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현행 슈퍼 크루즈는 스티어링 휠의 녹색 표시등으로 활성화 여부를 알리고, 운전자의 시선과 머리 움직임을 카메라로 추적해 집중 상태를 감시한다. 자동 차선 변경과 트레일러 주행 보조 기능도 지원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풀 셀프 드라이빙(FSD) 역시 카메라 기반 시스템으로 운전자 주의가 필요하다. GM이 예고한 ‘아이즈 프리’가 실제로 상용화된다면, 현 시점에서 테슬라보다 한 단계 진보한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
GM은 이번 발표에서 테슬라의 ‘비전 온리(vision-only)’ 접근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GM의 자율주행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가 결합된 센서 융합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며 “실제 도로 데이터와 고정밀 시뮬레이션으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 레벨 3 ‘눈을 떼도 되는’ 주행 시스템을 제공하는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뿐이다. 다만 해당 시스템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의 일부 고속도로에서 낮 시간대, 시속 40마일 이하로만 사용할 수 있다.
GM은 주마다 자율주행 규제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가능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