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리미엄 EV 지커, 독일 시장 진입 확정… 직판 모델로 공략

중국 지리차(Geely)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내년 1월부터 독일에서 본격적인 차량 인도를 시작한다. 독일 진출 계획이 처음 공개된 것은 2024년 초였지만, 약 2년 가까이 늦춰진 끝에 주요 모델의 가격과 판매 방식이 확정됐다.

이번에 사전 주문을 받는 모델은 지커 X, 중형 SUV 7X, 슈팅브레이크 형태의 001 등 3종이다. 가격은 지커 X가 3만7,990유로, 7X가 5만4,990유로, 001이 5만9,990유로부터 시작한다. 판매는 온라인 중심의 직판 방식으로 진행되며, 고객 상담은 전담 인력이 담당한다.

지커는 이미 스웨덴·네덜란드·노르웨이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고, 이후 벨기에·덴마크·스위스, 그리고 올 여름과 가을에는 그리스·루마니아·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불가리아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 시장임에도 실제 차량 인도는 이제서야 시작되는 셈이다.

서비스 인프라는 독일 진출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초기에 40개 인증 서비스 센터가 운영되며, 2026년 2분기까지 100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유지보수, 수리, 부품 공급은 물론 시승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파트너사는 독일 내 약 1,700개 네트워크를 보유한 GAS 글로벌 오토모티브 서비스(GAS Global Automotive Service GmbH)다.

지커는 독일 시장에서 특히 법인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 최대 기업차 시장이며, 신규 등록의 약 3분의 2가 법인 차량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긴 주행거리와 안정적인 운용비를 강조한 지크르의 전략과 맞물린다는 평가다.

모델 개발 과정도 유럽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지커에 따르면 7X와 001은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 높은 연간 주행거리 등 유럽 운행 패턴에 맞춰 설계됐다. 조향·감쇠 세팅과 페달 반응, 음향 보정 등도 유럽 도로 환경에 최적화했다. 디자인은 예테보리 스튜디오가 담당해 볼보와의 기술·디자인 연계성도 강조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포지션에 맞춰 기본 사양 역시 강화됐다. 7X와 001에는 21~22인치 휠, 파노라마 루프,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히트펌프, 22kW 온보드 충전기, 에어 서스펜션, 마사지 기능 시트, 확장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이 기본 탑재된다.

보증 정책도 공격적이다. 고전압 배터리는 8년 또는 20만km를 보장한다. 차량 전체는 기본 5년 또는 10만km 보증이며, 지커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정비받을 경우 최대 10년 또는 20만km까지 연장된다. 올해 말부터는 독일 내 첫 시승 프로그램도 시작될 예정이다.

지커 유럽 총괄 로타어 슈페트는 “독일 기업차 시장은 매우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며 “직판 체계와 안정적인 서비스망을 기반으로 신뢰성·효율성·운용 편의성을 갖춘 전기차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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