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웨리온, 전고체 배터리 에너지 밀도 824Wh/kg 달성

중국 전고체 배터리 전문 기업 웨리온 뉴에너지(Welion New Energy)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공개했다. 웨리온의 위후이건(于慧根) 회장은 최근 중국 국영 CC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사 전고체 배터리가 실험실 기준으로 에너지 밀도 824Wh/kg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위 회장은 “현재 실험 단계에서 824Wh/kg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으며, 장기적으로는 1000Wh/kg를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업계에서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술 성과에도 ‘비용’이 최대 난제

다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위 회장은 특히 황화물계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의 원재료 비용이 높다는 점을 가장 큰 과제로 지목했다. 기술적 돌파구와 달리, 대량 생산 단계에서는 원가 부담이 여전히 걸림돌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웨리온은 초기 상용화 전략으로 가격 민감도가 낮고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를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위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표적인 초기 적용 분야로 언급하며, 고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강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배터리 연구의 ‘정통 혈통’

웨리온 뉴에너지는 2016년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를 기반으로 설립된 산학 협력 기업이다. 창업 멤버에는 ‘중국 리튬 배터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리취안(陈立泉) 교수가 포함돼 있다. 천 교수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창업자 로빈 쩡의 박사 지도교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배경 덕분에 웨리온은 중국 배터리 연구 핵심 인력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으며, 설립 이후 꾸준히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미 ‘준전고체’로 실적 확보

웨리온은 전고체 배터리 이전 단계에서도 성과를 낸 바 있다. 2023년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에 150kWh 용량의 준전고체 배터리 팩을 공급했다. 이를 장착한 차량은 1회 충전 주행거리 1,044km를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웨리온은 베이징, 장쑤, 저장, 산둥 등에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며, 연간 생산 능력은 28.2GWh 수준이다. 향후 1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선전 공장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본격적인 양산 시점은 2027년 전후로 예상된다.

IPO 추진… “중국 첫 전고체 배터리 상장사” 노린다

웨리온은 현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 제출된 자료에 따라 중신증권(CITIC Securities)을 주관사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상장이 성사될 경우, 중국 증시에서 순수 전고체 배터리 기업으로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투자 이력도 화려하다. 세쿼이아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사뿐 아니라 화웨이, 지리자동차, 샤오미, 니오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자동차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웨리온의 이번 기술 성과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비용과 양산성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언제,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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