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베이징에서 L3급 자율주행 도로 테스트 허가를 취득했다. BAIC, 리오토에 이어 베이징에서 세 번째로 해당 자격을 획득한 완성차 업체다.
베이징일보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 오토는 최근 L3급 조건부 자율주행 테스트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베이징 내 지정된 고속도로 구간에서 정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허가는 단순 시범 운행이 아닌 ‘상시화된’ 테스트를 의미하며, 상용화를 앞둔 기술 검증 단계로 볼 수 있다.
샤오미의 허가 취득은 중국 자율주행 시장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주 리오토와 샤오펑은 각각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L3 테스트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이에 앞서 공업정보화부는 창안자동차와 BAIC 산하 아크폭스의 L3급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 중국 최초의 ‘제품 진입’ 허가를 승인했다.
L3급은 지정 구간 내에서 차량이 주행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L2급까지는 사고 책임이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지만, L3부터는 제조사나 시스템 업체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어 기술력과 함께 법적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 된다.
베이징 자율주행 연례 평가보고서(2024~2025)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23개 업체가 750대의 자율주행 차량으로 누적 6,000만km 이상의 테스트 주행을 완료했다. 여기에는 포니AI, 위라이드 같은 자율주행 전문 기업뿐 아니라 FAW그룹,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 업체도 포함돼 있다.
샤오미 HAD, 활성 이용률 90% 돌파
샤오미는 지난 11월 말 고속도로 주행보조(HAD) 강화 버전을 배포하며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보다 부드러운 가감속과 차선 변경 판단 로직이 적용됐으며, AEB만으로 충돌을 회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긴급 조향을 지원하는 AES(자동 긴급 조향) 기능도 추가됐다.
지난 광저우 오토쇼에서 공개된 4세대 소프트웨어 기준으로 샤오미 주행보조 시스템의 활성 이용률은 90%를 넘어섰다. 11월 한 달간 47만 3,000명의 운전자가 시스템을 사용했으며, 누적 주행거리는 3억km를 돌파했다. 샤오미 측은 이 기간 동안 45만 7,000건의 잠재적 충돌을 예방했고, 주차 보조 기능은 약 3,100만 회 사용됐다고 밝혔다.
50만대 생산, 업계 최단 기록…AI에 1조 투자
샤오미 오토의 성장세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3월 첫 모델 SU7 출시 후 불과 602일 만에 누적 생산 50만대를 달성하며 신에너지차 업계 최단 기록을 세웠다. 올해 연간 인도량 목표는 40만대 이상이며, 3분기까지 누적 인도량은 26만대를 넘어섰다.
SUV 모델 YU7은 출시 18시간 만에 24만대 주문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10월 한 달간 YU7 판매량(3만 3,662대)은 같은 기간 테슬라의 중국 내 모델Y·모델3 합산 판매량(2만 6,006대)을 넘어섰다.
샤오미는 자율주행 기술 투자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25년 AI 연구개발에 70억 위안(약 1조 4,000억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스마트 드라이빙 전담 인력은 1,800명을 넘어섰다.
L3 상용화 분수령
중국 정부는 올해를 L3 자율주행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베이징은 지난 4월부터 L3급 이상 자율주행 차량의 도로 운행을 공식 허용했으며, 우한·선전·상하이 등 주요 도시도 관련 조례를 속속 시행 중이다.
현재 중국 승용차의 L2급 이상 자율주행 보급률은 55.7%에 달하며, 올해 말 6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지능화 경험이 차량 구매 결정에서 품질·성능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요소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스마트폰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샤오미의 자동차 사업이 자율주행 기술까지 빠르게 확보하면서, BYD·니오·샤오펑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