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그래비티, ‘완성형 럭셔리 전기 SUV’ 눈앞에서 멈췄다… 발목 잡은 소프트웨어, 해법은 OTA

럭셔리 전기 SUV의 정점으로 평가받을 잠재력을 지닌 Lucid Gravity가 소프트웨어 문제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발목을 잡혔다. 다만 Lucid Motors는 “해결은 임박했다”며 빠른 정상화를 자신하고 있다.

루시드의 임시 CEO Marc Winterhoff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소프트웨어 결함이 고객 경험과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점을 인정한다”며 불편에 공감했다. 그는 현재 회사가 해당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미 여러 조치를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시드는 최근 소프트웨어 버전 3.3.20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이 업데이트는 키 폽 인식 문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이는 시승기와 실사용자 후기에서 가장 빈번히 지적된 항목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인포테인먼트, 미디어 재생, 전반적인 시스템 안정성이 함께 보완됐다.

다음 OTA 업데이트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예고돼 있다. 출입·인증 관련 접근 제어 개선, 화면 내 영상 표시 품질 향상, 스티어링 휠 버튼 조작 시 반응성 개선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루시드 커뮤니케이션 총괄 Nick Twork 역시 “버그 수정 업데이트를 곧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주말 동안 거의 최종 단계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주행 테스트했다고 전했다.

Gravity를 둘러싼 소프트웨어 논란은 주요 자동차 및 IT 리뷰어들의 평가를 통해 본격화됐다. 전기차 전문 채널 ‘Out of Spec’은 약 5,000마일을 주행한 뒤 “주행 감각은 최고 수준이지만, 소프트웨어 잔버그가 몰입을 방해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드웨어 측면의 중대한 결함은 거의 없다고 덧붙이며, 잠재 구매자에게 추천 자체를 망설일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테크 유튜버 Marques Brownlee 역시 Gravity의 긴 주행거리, 스포츠카에 가까운 가속 성능, 넓은 실내 공간을 높이 평가하며 Cadillac Escalade IQ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운전석 도어 핸들 작동 오류 등 사소하지만 거슬리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함께 지적했다.

이번에 예고된 업데이트에는 NFC 카드로 차량을 해제한 뒤 2분 이내 변속하면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재인증 없이 바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내비게이션 그래픽 개선, 테슬라 슈퍼차저 정보 최신화, 화면 전반의 UI 개선, 공조 시스템 팬 속도 제어 로직 조정 등도 함께 이뤄진다.

한편 루시드는 Gravity 생산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Winterhoff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재 생산 수준이 회사가 원하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최근 열린 나스닥 투자자 콘퍼런스에서는 “연간 1만8,000대 생산 목표는 달성 궤도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2만 대 목표보다는 낮지만, 2024년 대비 약 두 배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2025년 1~3분기 동안 루시드는 Air와 Gravity를 합쳐 9,966대를 생산했다.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에만 8,000대 이상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 측은 최근 주당 1,000대 생산이 가능한 주간도 등장했다고 밝히며, 4분기에는 Gravity가 생산과 인도의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전략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다. 루시드는 최근 Gravity의 하위 트림인 Touring을 출시하며 시작 가격을 7만9,900달러로 낮췄다. 이는 최상위 Grand Touring 대비 1만5,000달러 저렴한 수준이다.

향후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루시드는 내년부터 약 5만 달러대 중형 전기차 플랫폼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첫 모델은 Tesla Model Y와 유사한 크기의 크로스오버 SUV가 될 예정이며, 이후 Gravity X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은 보다 오프로더 성향의 파생 모델도 준비 중이다. 세 번째 차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형 전기 세단이 유력하다.

주가 흐름은 여전히 부담이다. 2025년 들어 Rivian과 테슬라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루시드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회사는 차세대 배터리와 파워트레인, 부품 내재화를 통해 원가를 낮추고 2026년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