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W, 리프모터에 7700억 원 베팅…중국 전기차 판도 흔드나

중국 국영 자동차 그룹 FAW가 민영 전기차 제조사 리프모터(Leapmotor)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FAW는 리프모터 지분 5%를 확보하는 대가로 약 4억5600만 유로, 한화로 7726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이번 투자로 리프모터의 최대 단일 주주 자리는 여전히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유지한다. 다만 FAW의 지분 참여로 스텔란티스의 지분율은 기존 20% 초과 수준에서 18.99%로 소폭 낮아졌다. 스텔란티스는 2023년 말 리프모터 지분을 처음 확보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FAW와 리프모터는 이미 협력 관계를 시작했다. 양사는 2025년 봄 첫 공동 차량 프로젝트를 출범시켰고, 같은 해 여름부터 FAW의 지분 투자설이 업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12월 들어 관련 소문이 구체화됐고, 연말을 앞두고 결국 공식 발표로 이어졌다.

업계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재무 투자를 넘어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한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에는 100개가 넘는 브랜드가 난립해 있으며, 출혈 경쟁에 가까운 가격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통합을 유도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이런 환경에서 FAW의 선택은 시장 재편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리프모터의 최근 성장세는 FAW의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 리프모터는 지난해 판매량을 전년 대비 103.1% 끌어올리며 총 59만6555대를 판매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자체 개발한 전동화 플랫폼, 그리고 빠른 신차 투입이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리프모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창업자이자 CEO인 주지앙밍(Zhu Jiangming)은 올해 판매 목표로 100만 대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10년 내 연간 400만 대 판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중국 내 주요 전기차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그룹 수준에 해당하는 목표다.

FAW의 투자는 리프모터에 자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영 완성차 그룹의 생산·공급망 역량과 리프모터의 전기차 기술력이 결합할 경우, 중국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 공략에서도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다. 동시에 스텔란티스와의 기존 협력 구도 속에서 어떤 역할 분담이 이뤄질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제 양적 팽창의 단계를 지나 선택과 집중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FAW의 이번 투자는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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