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전기 세단·해치백 시장 진출… EV4 본격 공개

기아가 전기차 라인업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SUV나 크로스오버가 아닌 순수 전기 세단과 해치백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최근 타라고나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공개된 기아 EV4는 전통적인 세단과 해치백 시장에 기아의 전기차 기술력을 접목한 결과물이다.

두 모델은 외관부터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세단은 우아한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라인과 수평형 테일램프가 특징이며, 해치백은 더 짧은 차체에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세단과 해치백의 차체 길이 차이는 무려 30cm에 달한다. 세단이 4.73m로 국내 중형차급 크기인 반면, 해치백은 4.43m로 준중형급에 가깝다. 두 모델 모두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해 긴 휠베이스(2.82m)를 적용했다.

EV4의 동력 시스템은 기존 EV3와 동일하다. 전륜에 150kW 모터를 탑재하고, 배터리는 55kWh와 78kWh 두 가지로 나뉜다. 주행거리는 세단 기준 최대 630km(WLTP), 해치백은 최대 590km(WLTP)를 확보했다.

성능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수치를 보여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스탠다드 모델이 7.4초, 롱레인지 모델은 7.7초다. 두 모델 모두 최고 속도는 시속 170km이다.

충전 속도 역시 경쟁력을 갖췄다. 급속충전 시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스탠다드 모델은 29분, 롱레인지 모델은 31분이 소요된다.

실내는 30인치에 달하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12.3인치 화면 두 개 사이에 5.3인치 공조 제어 패널까지 갖췄다. 비대칭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은 미래지향적 감성을 더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능은 진화된 i-페달 3.0 시스템이다. 후진 시에도 회생제동이 작동하며, 차량을 껐다 켜도 이전 설정이 유지돼 편의성을 높였다. 스마트폰이나 애플워치로 차량 문을 열 수 있는 디지털 키 2.0 기능도 탑재됐다.

기아는 생산 거점도 차별화했다. 세단은 국내 광명 오토랜드에서, 해치백은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된다. 세단 생산은 3월 중순 시작되지만, 해치백은 하반기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EV4가 테슬라 모델3, MG4, 폭스바겐 ID.3 등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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