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전기 화물 자전거 배송 실험에 본격 착수했다. 대형 배송 밴 대신 초소형 전동 화물차를 도심 물류에 투입하는 방식인데, 업계에서는 “도심 배송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프로젝트는 워싱턴DC 교통국(DDOT)과 함께 진행하는 ‘마이크로프레이트 DC(MicroFreight DC)’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약 10개월 동안 진행되며, 최대 15대의 4륜 전동 화물 자전거가 실제 배송에 투입된다.
다만 일반적인 전기자전거를 떠올리면 안 된다. 외형은 사실상 초소형 전기 배송차에 가깝다. 운전석에는 앞유리와 와이퍼까지 들어갔고, 비나 추위 속에서도 배송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마일(약 25km/h)로 제한되며 인도 주행은 금지된다.
핵심은 ‘라스트 마일 배송’ 변화다. 지금까지는 대형 배송 밴이 도심 골목까지 직접 들어갔다면, 앞으로는 외곽 마이크로 허브까지 물건을 가져온 뒤 초소형 전동 화물차가 마지막 배송을 담당하는 구조다.
아마존은 이미 유럽 주요 도시에서 이 방식을 확대 적용 중이다. 실제로 DHL, UPS, 페덱스(FedEx)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도 화물 자전거 기반 배송을 늘리고 있다. 도심 혼잡이 심한 지역에서는 대형 밴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워싱턴DC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 친환경 정책이 아니라 ‘교통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초소형 화물차는 자전거 도로와 상업용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불법 정차와 이중주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대도시에서는 배송 밴이 차선을 막거나 도로에 멈춰 서면서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전동 화물 자전거는 공간 점유율이 훨씬 작아 도심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평가다.
물론 논란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 정도 크기면 사실상 자전거가 아니라 초소형 전기차”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e-bike라고 부르기엔 너무 크다”, “쿼드리사이클이나 마이크로 밴에 가깝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글로벌 도심 물류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전환 이후 이제는 차량 크기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물류 산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인프라와 운영 방식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전거 도로 설계가 미흡하거나 운행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보행자·자전거 이용자와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DC 교통국은 향후 배송 횟수와 이동 거리, 배송 물량 등의 데이터를 매달 수집한 뒤 최종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