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가 유럽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EV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BYD는 지난 5월 유럽 17개국에서 총 2만7641대를 등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4% 증가한 수치다. 전달인 4월과 비교해도 14% 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BYD는 이제 주요 국가에서 판매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것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BYD는 올해 하반기 유럽 전용 모델인 ‘돌핀 G(Dolphin G)’ 출시를 준비 중이다. 소형 해치백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개발된 만큼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추가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BEV)는 기본 관세 10%에 더해 최대 17% 수준의 추가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어 향후 BYD의 판매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여전히 BYD의 최대 시장으로 나타났다.
BYD는 지난 5월 영국에서 515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영국 시장 판매량이 5만 대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현지 전동화 시장의 주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영국에서는 씰 U DM-i SUV를 중심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돌핀 G 역시 오는 7월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BYD는 5월 독일에서 6168대를 등록하며 사상 최대 월간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했고 전달 대비로도 31% 늘었다.
올해 1월 2629대에 불과했던 독일 판매량은 2월 3053대, 3월 3438대, 4월 4705대를 기록한 뒤 5월에는 6000대를 넘어섰다. 독일 법인은 올해 5만 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독일 시장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순수 전기차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비중을 늘리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이 아직 내연기관 기반 전동화 모델을 선호하는 점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는 독일에 이어 BYD의 또 다른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5월 판매량은 60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 증가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5월 판매량이 700여 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프랑스에서는 2585대, 스페인에서는 1650대가 판매됐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현지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북유럽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전기차 비중이 95%를 넘어서는 노르웨이에서 BYD는 56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독일이나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지 않다.
업계에서는 BYD 주력 모델이 전륜구동 기반 소형차와 도심형 SUV 중심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사륜구동 수요가 높은 북유럽 소비자들의 취향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BYD는 판매 확대와 함께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헝가리 세게드에 건설 중인 첫 유럽 승용차 공장에서는 이미 시험 생산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양산은 올해 4분기로 예정돼 있다. 생산이 시작되면 유럽 현지 생산 비중이 늘어나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YD는 추가 생산기지 확보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며, 유럽 내 판매 네트워크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말까지 유럽 전역에 2000개 판매 거점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 성장세는 BYD의 글로벌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BYD는 지난 5월 전 세계에서 37만6990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해외 판매량은 16만644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의 약 43%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 셈이다.
1년 전만 해도 해외 판매 비중은 20%대 초반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BYD가 단순한 중국 내수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략까지 병행하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유럽 시장에서는 테슬라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BYD가 가장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생산 체계까지 갖춰질 경우 유럽 전기차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