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가 차세대 로드스터 출시를 위한 움직임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새로운 상표 2건을 출원하면서다. 수년째 반복된 출시 연기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지만, 이번에는 전용 엠블럼까지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양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월 ‘ROADSTER’ 워드마크와 신규 심볼 디자인을 각각 상표로 출원했다. 모두 ‘사용 의도(Intent to Use)’ 기반 신청이다. 실제 상품에 사용할 계획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로드스터 전용 배지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기하학적 디자인에 속도감과 공기 흐름을 형상화한 요소를 담았다. 기존 모델처럼 단순 차명만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독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모델3·모델Y·모델S·모델X 등에 별도 엠블럼을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상 사이버트럭 이후 처음으로 차량 전용 상징 체계를 만드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로드스터를 브랜드 기술력과 성능을 상징하는 ‘헤일로카’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드스터는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 전설 같은 프로젝트가 됐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프로토타입 공개 당시 0→100km/h 가속 1.9초, 1000km 수준 주행거리 등을 제시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당시만 해도 양산 일정은 2020년이었다.
하지만 이후 일정은 계속 밀렸다.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으로 연기됐고 지난해에는 시연 일정까지 다시 늦춰졌다. 올해 들어서도 공개 시점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 프로젝트’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문제는 시장 환경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2017년 당시만 해도 로드스터의 성능 수치는 충격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리막(Rimac)의 ‘네베라’는 이미 양산차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고, 포르쉐(Porsche)는 타이칸 고성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중국 브랜드들도 초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진입 중이다.
가격 경쟁력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로드스터가 출시되더라도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생산량 때문에 판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결국 테슬라 입장에서는 수익보다는 브랜드 상징성과 기술 과시 효과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테슬라가 그동안 로드스터 관련 채용, 티저, 개발 언급 등을 반복했지만 실제 양산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예약 구매자 상당수도 이미 수년째 차량 인도를 기다리는 상태다.
그럼에도 이번 상표 출원은 이전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차명 등록을 넘어 전용 디자인 아이덴티티까지 준비했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테슬라가 로드스터 프로젝트를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나로 모인다. 테슬라가 정말 로드스터를 무대 위에 올릴 수 있을지다. 공개가 현실이 되더라도 실제 고객 인도까지는 다시 1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2017년 예약자 기준으로 보면 차량을 받기까지 거의 10년을 기다리게 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