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타던 오토파일럿이 유료?”…테슬라(Tesla), 네덜란드서 기본 주행 보조 삭제 강행

테슬라가 네덜란드 온라인 주문 페이지에서 기본 오토파일럿(Basic Autopilot) 옵션을 조용히 삭제했다. 이제 네덜란드에서 신규로 테슬라를 주문하는 고객들은 월 99유로(한화 약 17만 원)를 지불하고 FSD(Full Self-Driving, 자율주행 보조)를 구독하지 않으면,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북미 시장에서 시행된 ‘기본 주행 보조 삭제’ 정책의 유럽판 복제형이다.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인접 유럽 국가들의 테슬라 페이지에서는 여전히 기본 오토파일럿이 ‘Inklusive(포함)’로 표시되어 있지만, 네덜란드가 가장 먼저 구독 전용 모델로 전환된 것이다.

네덜란드가 첫 시험대가 된 이유는 규제 승인 때문이다. 지난달 네덜란드 차량국(RDW)은 유엔 규정(UN R-171)에 따라 테슬라의 FSD 수퍼바이저 버전을 유럽 최초로 승인했다. 규제 장벽이 허물어지자마자 테슬라는 기다렸다는 듯 무료 기능을 유료 구독제로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 소비자들에게 남은 시간은 단 사흘뿐이다. 테슬라는 5월 15일을 기점으로 FSD 일시불 구매(7,500유로) 옵션을 종료하고 월 구독제로 완전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구매자들은 기본 크루즈 컨트롤 외에 차선 유지를 포함한 모든 첨단 기능을 위해 매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문제는 경쟁력이다. 유럽 연합(EU)의 GSR2 규정에 따라 2024년 7월부터 모든 신차에는 긴급 차선 유지 시스템이 의무화되어 있다. 토요타, 현대자동차(Hyundai), 폭스바겐(Volkswagen) 등 대부분의 경쟁 브랜드는 테슬라 모델 3보다 저렴한 모델에도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을 기본 탑재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이제 동일한 기능을 월 구독료 뒤에 숨긴 셈이다.

전기차 커뮤니티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북미 사용자는 “기본적인 차선 유지 기능에 구독료를 받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경쟁사들이 테슬라의 탐욕을 이용해 무료 기능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네덜란드의 사례가 올여름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도미노 유료화’의 시작이라고 분석한다. 테슬라가 FSD를 단순한 옵션이 아닌 지속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정의함에 따라, 유럽 시장 내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충성도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