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중국여객자동차협회(CPCA)가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내 가솔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나 폭락하며 사상 유례없는 침체를 겪었다.
이러한 내연기관의 몰락은 고스란히 친환경차의 독주로 이어졌다.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 상위 10개 모델 중 무려 9개가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아우르는 신에너지차(NEV)로 채워졌다.
순수 내연기관 차량은 단 1개 모델만이 겨우 턱걸이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4월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5%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순수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2.4% 소폭 상승하며 선전했다. 반면 가솔린차는 전월 대비로도 33%나 판매가 가라앉으며 시장 점유율을 대거 상실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 시장 내 신에너지차의 소매 침투율은 사상 처음으로 60% 벽을 깨부수며 61.4%라는 역사적인 대기록을 달성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가솔린차의 급격한 판매 저하 요인 중 하나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을 꼽는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아시아 전역이 유가 충격을 받았고, 이것이 중국 소비자들의 내연기관 기피 현상을 더욱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인프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둔 덕분에 유가 파동의 충격을 흡수하며 발 빠르게 전동화로 태세 전환을 마칠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토종 브랜드와 해외 완성차 업체 간의 명암을 극명히 갈라놓았다. 지난달 중국 로컬 브랜드의 신에너지차 비중은 80.1%에 달한 반면, 외국계 합작 법인의 신에너지차 비중은 고작 14.1%에 불과했다. 전동화 전환에 뒤처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서서히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