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F, ‘전기모터 자체 생산’ 결정…7,600명 감원은 그대로, 추가 감축도 예고

독일 2위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이 전동화 파워트레인 사업을 계속 직접 개발·생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가을부터 진행된 ‘메이크 오어 바이(Make or Buy)’ 특별 검토의 결과다. 전기 모터와 인버터를 외부에서 조달할지, 직접 만들 지속할지를 따져온 끝에 내린 선택이다.

ZF 최고경영자(CEO) 마티아스 미드라이히(Mathias Miedreich)는 “전기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인 모터와 인버터의 자체 생산 결정은 노동자 대표와의 긴밀한 협의 아래 이뤄졌다”며 “장기적인 고용 안정과 전기 파워트레인 사업의 수익성 회복을 위해 원가 구조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자 측도 즉각 환영했다. ZF 사업장협의회 의장 아힘 디트리히(Achim Dietrich)는 “지난여름만 해도 모터와 인버터 두 제품 모두 ‘외부 조달’ 판정을 받았다. 그대로 진행됐다면 대규모 인력 감축과 기술력 유출로 이어질 뻔했다”고 했다. 그는 “디비전 E 연대 동맹과 결속된 직원들의 힘으로 결정을 번복시켰다”며 “독일과 디비전 E 직원 모두에게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고용 불안이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이번 ‘자체 생산’ 결정이 기존에 예고한 7,600명 감원 계획을 되돌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디비전 E 총괄 세바스티안 슈미트(Sebastian Schmitt)는 모터·인버터 자체 생산 결정과 함께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세 자리 수 규모의 추가 감원을 예고했다. 슈바인푸르트, 아우어바흐 등 바이에른 지역 사업장에서도 수백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곳에는 현재 전기차 분야 종사자만 1,000명이 넘는다.

한편 이번 특별 검토와는 별개로, 온보드 충전기(OBC), DC 컨버터, 전동 리지드 액슬(eBeam) 관련 개발은 늦어도 2026년 3월까지 종료하기로 이미 결정된 상태다. 노사 양측은 2027년까지 5억 유로 이상의 비용 절감을 달성하기 위한 포괄적 대책에도 합의했다. 독일 내 디비전 E 직원과 슈바인푸르트·프리드리히스하펜 행정·연구개발 사업장 종사자의 주당 근무 시간을 2027년 말까지 약 7% 단축하고, 2026년 4월 예정이던 시간급 직원 3.1% 임금 인상을 10월로 미루는 방안도 포함됐다.

ZF의 위기는 전기차 전환 속도에 대한 오판에서 비롯됐다. 디비전 E는 전기 구동계와 하이브리드 변속기, 내연기관 변속기를 두루 담당하는 핵심 사업부다. 그러나 기대보다 느린 전기차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장기간 목표치를 밑돌았고, ZF는 2028년까지 전사적으로 최대 1만 4,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이미 진행 중이다.

경영 스타일의 변화도 주목받는다. 미드라이히 CEO는 2025년 10월 1일 홀거 클라인(Holger Klein) 전 CEO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취임 전까지 디비전 E를 직접 이끌었던 그는, 전임자와 달리 노사 합의와 투명한 소통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메이크 오어 바이 특별 검토 역시 취임 직후 그가 직접 주도해 시작한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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