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AI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하나…’메가포드’ 상표 출원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해 온 테슬라가 이번에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 진출 가능성을 드러냈다.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메가포드(Megapod)’라는 이름의 상표를 출원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AI 학습용 컴퓨팅 장비나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사업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출원은 지난해 자체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인 ‘도조(Dojo)’ 개발을 사실상 중단한 이후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AI 서버·전력·냉각 통합한 모듈형 데이터센터 암시

출원 서류에 따르면 메가포드는 AI 연산을 위한 모듈형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시스템을 의미한다. 컴퓨터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전력 분배 장치(PDU), 냉각 시스템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한 형태다.

특히 AI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독립형 컴퓨팅 시스템과 이를 관리·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하고 있어 단순한 서버가 아닌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 학습 및 추론에 필요한 서버, 전력, 냉각 설비를 하나의 컨테이너 형태로 제공하는 이른바 ‘데이터센터 인 어 박스(Data Center in a Box)’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서버 성능뿐 아니라 냉각과 전력 관리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장악한 시장에 도전장

다만 테슬라가 실제로 AI 컴퓨팅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할 경우 넘어야 할 벽은 높다.

현재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B200 NVL72 플랫폼은 72개의 블랙웰 GPU와 36개의 그레이스 CPU를 하나로 묶어 거대한 AI 슈퍼컴퓨터처럼 동작하며, 델과 슈퍼마이크로 등 주요 서버 업체들도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테슬라가 AI 서버 사업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텍사스 기가팩토리에 구축한 AI 학습 클러스터 ‘코텍스(Cortex)’ 역시 수만 개 규모의 엔비디아 GPU를 구매해 운영하는 구조다. 즉 테슬라는 AI 하드웨어 공급자가 아니라 엔비디아의 대형 고객에 가깝다.

좌초된 도조 프로젝트…AI 칩 개발도 지연

자체 AI 컴퓨팅 기술 개발도 순탄치 않았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AI 학습을 위해 도조 슈퍼컴퓨터를 개발했지만 지난해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당시 도조 2 설계를 “진화의 막다른 길”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세대 AI5, AI6 칩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5가 당초 계획보다 약 2년 늦어졌고, AI6 역시 양산 시점이 2027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메가포드가 AI 서버 사업 진출보다는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상표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강점은 배터리와 전력 관리

반면 테슬라가 실제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는 AI 연산 장비가 아니라 전력 인프라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전력 저장장치(ESS)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대규모 ESS 제품인 메가팩(Megapack)을 통해 이미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머스크가 설립한 AI 기업 xAI 역시 AI 슈퍼컴퓨터 운영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메가팩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메가포드가 서버 자체보다는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테슬라가 이미 확보한 배터리와 전력 전자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둔화 속 AI 카드 다시 꺼낸 테슬라

이번 상표 출원은 전기차 사업 성장세가 둔화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올해 들어 미국 전기차 세제 혜택 축소와 가격 경쟁 심화로 테슬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인프라 기업들은 생성형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는 도조,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로보택시 등 다양한 AI 관련 청사진을 제시해 왔지만 실제 상용화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메가포드가 단순한 상표 확보에 그칠지, 아니면 테슬라가 AI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지는 향후 공개될 구체적인 제품 전략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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