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차가, 책임은 사람이”…테슬라 FSD 유럽 확산

테슬라(Tesla)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FSD(감독형)’가 덴마크에서도 사용 허가를 받았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임시 형식승인을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이 잇달아 인정하면서 테슬라의 유럽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이름과 달리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은 아니다. 차량이 가속과 제동, 조향, 차선 변경 등을 수행하지만 운전자는 전방을 계속 살피고 언제든 개입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주행 책임도 운전자에게 있다.

덴마크 도로교통청은 지난 6월 9일 FSD 감독형을 임시 승인했다. 네덜란드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에 이어 유럽연합에서 네 번째로 시스템 사용을 허용한 국가가 됐다. 이후 벨기에도 승인 대열에 합류하면서 테슬라의 유럽 사업 범위는 한층 넓어졌다.

네덜란드 승인 인정한 덴마크

덴마크는 자체적으로 모든 도로시험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는 대신 네덜란드 차량 당국 RDW가 발급한 임시 형식승인을 검토해 인정했다.

RDW는 시험장과 공공도로에서 1년 6개월 이상 FSD 감독형을 검증한 뒤 지난 4월 10일 네덜란드 내 사용을 허용했다. 유럽에서 테슬라 FSD 감독형이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덴마크 당국은 네덜란드 승인에 사용된 기술 자료를 별도로 검토했다. 그 결과 운전자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경우 교통안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RDW의 판단에 동의했다.

유럽연합 규정상 한 회원국이 내린 임시 승인을 다른 국가가 개별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유럽연합 전체의 공동 형식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해당 국가에서 먼저 시스템을 판매하고 사용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임시 승인이 유럽 전역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각국 규제 당국이 기술 자료와 자국 교통환경을 검토한 뒤 인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완전자율주행’ 아니다…운전자 책임 유지

“운전은 차가, 책임은 사람이”…테슬라 FSD 유럽 확산 2

FSD는 ‘Full Self-Driving’의 약자지만 현재 유럽에서 허용한 기능은 감독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차량이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을 바꾸더라도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주행 상황을 계속 감독해야 한다.

덴마크 도로교통청도 승인 발표에서 이 점을 명확히 했다. 시스템을 사용하는 동안 운전자는 차량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며, 문제가 생기면 즉시 운전대를 잡을 준비를 해야 한다.

FSD 감독형은 규제상 운전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레벨 2 단계에 해당한다. 운전자가 잠을 자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등 주행 감시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차량 내부 카메라와 경고 시스템은 운전자의 시선과 주의 상태를 확인한다.

테슬라는 네덜란드에서 FSD 감독형을 사용한 차량이 2300만km 이상 주행했으며, 일반 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이 3.5배 낮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테슬라가 자체 분석한 수치다. 주행 환경과 사고 집계 기준, 비교 대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EU 최종 승인 앞두고 국가별 입장 갈려

“운전은 차가, 책임은 사람이”…테슬라 FSD 유럽 확산 3

개별 국가의 승인은 늘고 있지만 유럽연합 전체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네덜란드는 FSD 감독형을 모든 회원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 차원의 공동 형식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의 허가도 이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만 유효한 임시 승인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최종 승인하면 모든 회원국에 효력이 생긴다. 반대로 승인을 거부하면 네덜란드의 임시 형식승인은 6개월 뒤 무효가 되며, 이를 인정한 덴마크의 허가도 함께 사라진다.

회원국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프랑스는 과속과 운전자 주의력 저하 가능성을 들어 현재 버전의 유럽연합 승인을 반대하고 있다. 스웨덴도 운전자가 제한속도보다 높은 속도를 설정할 수 있는 ‘스피드 오프셋’ 기능을 문제로 지적했다. 해당 기능을 삭제하지 않으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은 운전자가 올바르게 사용할 경우 기존 운전자 보조 시스템보다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벨기에는 공공도로 시험을 거쳐 승인 절차를 밟았으며, 아일랜드와 이탈리아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 유럽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FSD 감독형이 여러 국가로 확산한 것은 테슬라에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개별 승인국이 늘어나는 것과 유럽연합 전체의 허가를 얻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과속 설정과 운전자 감시, 안전성 자료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느냐가 전면 도입을 좌우할 전망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