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신형 iX3 롱휠베이스의 인증 주행거리가 공개됐다.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919km, 전력소비효율은 100km당 13.6kWh다.
이를 국내 전기차 전비 방식으로 환산하면 약 7.4km/kWh다. 차체 길이가 4.9m에 이르는 사륜구동 전기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다만 919km는 국내 환경부나 유럽 WLTP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중국 CLTC 시험 결과다. 실제 주행에서는 속도와 외부 온도, 휠 크기, 냉난방 사용 등에 따라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와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모델보다 108mm 긴 휠베이스
신형 iX3 롱휠베이스는 BMW의 차세대 전기차 전략인 ‘노이어 클라쎄’를 기반으로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개발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4885mm, 너비 1895mm, 높이 1635mm이며 휠베이스는 3005mm다.
글로벌 iX3보다 차체 길이는 103mm, 휠베이스는 108mm 길다. 늘어난 공간은 주로 뒷좌석에 배분했다. 뒷좌석 쿠션을 두껍고 길게 다듬어 허벅지 지지력을 높였으며, 조수석에는 전동식 다리 받침대를 추가했다.
트렁크와 앞쪽 수납공간을 합친 최대 적재용량은 1900ℓ다. 글로벌 모델의 최대 적재용량 1808ℓ보다 넓다. 넓은 2열과 적재공간을 선호하는 중국 고급차 시장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구성이다.
외관은 노이어 클라쎄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따른다. 세로형 키드니 그릴과 조명을 결합하고,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한 ‘엔젤 아이’ 주간주행등을 넣었다. 뒤쪽에는 입체적인 깃털 형태의 테일램프와 공기 흐름을 고려한 스포일러를 적용했다.
측면은 BMW의 전통적인 호프마이스터 킨크를 중국 전용 조명 장식으로 재해석했다. 도어 손잡이는 평소 차체 안쪽에 일부를 숨기는 형태다. 전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도 물리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이중 개방 구조와 안전장치를 갖췄다.
800V·원통형 배터리…10분 충전에 400km
iX3 롱휠베이스에는 6세대 BMW e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한다. 800V 전기 시스템과 대형 원통형 배터리 셀, 배터리 셀을 팩에 직접 넣는 셀투팩 기술이 핵심이다.
BMW는 새로운 원통형 셀이 기존 각형 셀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20%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전 세대 기술과 비교하면 주행거리는 최대 30%, 충전 성능은 30% 개선했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네 바퀴를 굴리며 합산 최고출력은 351kW, 약 477마력이다. 구동계와 제동, 회생제동, 차체 제어를 하나의 고성능 컴퓨터로 묶은 ‘하트 오브 조이’를 적용해 각 시스템을 밀리초 단위로 조율한다.
최대 급속 충전 출력은 400kW다. 최적의 충전 조건에서는 10분 만에 CLTC 기준 400km 이상 달릴 전력을 확보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21분이 걸린다.
충전기 출력과 배터리 온도 등이 충족돼야 가능한 수치지만,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을 동시에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40인치 파노라마 화면과 17.9인치 터치스크린
실내의 핵심은 중국 시장에 맞춘 BMW 파노라믹 iDrive다. 앞유리 아래쪽을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비전과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중앙 터치스크린을 함께 사용한다.
초단초점 투사 기술은 운전자 앞에서 조수석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40인치 크기의 4K급 이미지를 앞유리 하단에 표시한다. 속도와 주행거리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미디어 등 운전자와 탑승자가 선택한 정보를 보여준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7.9인치다. 운전석 방향으로 17.5도 기울여 조작 거리를 줄였다. 화면을 크게 키우면서도 자주 쓰는 기능은 스티어링 휠과 음성 명령으로 다룰 수 있도록 구성했다.
중국형 인포테인먼트는 화웨이(Huawei) 하이카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알리바바(Alibaba)의 대규모 언어모델과 딥시크(DeepSeek)의 추론 기술도 음성 인식에 활용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중국 내 지도와 콘텐츠, 디지털 서비스에 맞춰 시스템을 현지화했다.
모멘타와 공동 개발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BMW는 중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모멘타(Momenta)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엔드투엔드 인공지능과 중국 도로에서 학습한 데이터를 이용해 고속도로뿐 아니라 복잡한 도심 주행까지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은 차선 구성과 교차로, 이륜차 통행 방식 등이 유럽과 다르다. BMW는 글로벌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현지 도로환경에 맞춘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위험 회피 기능도 중국 교통 상황을 기준으로 조율했다.
중국형 iX3는 BMW가 현지 전기차 업체와 정면 승부하기 위해 내놓는 전략 모델이다. BMW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12.5% 감소했다. 비야디와 니오, 샤오펑 등 현지 업체가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인공지능 기반 인포테인먼트를 앞세우면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도 좁아졌다.
iX3 롱휠베이스는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청두모터쇼를 전후해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올해 4분기 고객 인도에 들어갈 전망이다. BMW가 아직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919km의 주행거리와 중국 전용 디지털 사양을 어느 가격대에 내놓을지가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Jia Shi P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