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가 미국에서 모델 Y의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외부 전기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V2L(Vehicle-to-Load) 어댑터를 출시했다. 그동안 사이버트럭과 일부 고성능 모델에 제한했던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모델 Y 프리미엄까지 확대하면서 활용성이 한층 높아졌다.
테슬라가 미국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 등록한 V2L 어댑터의 가격은 80달러다. 차량 충전에 사용하는 ‘Gen 3 모바일 커넥터’ 본체에 어댑터를 연결하면 일반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미국 규격 120V 콘센트로 바뀐다.

최대 출력은 2.4kW다. 120V·20A 규격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캠핑이나 야외활동에서 조명과 소형 가전제품을 사용하거나 정전 등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V2L은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차량 밖으로 꺼내 사용하는 양방향 전력 활용 기술의 하나다. 현대차그룹의 E-GMP 기반 전기차를 비롯해 여러 제조사가 이미 적용하고 있으며, 전기차의 활용 범위를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대용량 이동식 전원으로 넓혀주는 기능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그동안 미국에서 V2L 기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았다. 사이버트럭은 ‘파워셰어(Powershare)’를 통해 외부 기기뿐 아니라 조건을 갖춘 경우 가정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지만, 모델 Y에서는 지원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이번 어댑터 출시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테슬라 스토어가 안내하는 호환 차량은 사이버트럭과 모델 Y 퍼포먼스, 모델 Y 프리미엄이다. 특히 판매량이 많은 모델 Y까지 V2L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모든 모델 Y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1세대 모델 Y는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이른바 ‘주니퍼’로 불리는 신형 모델 Y를 중심으로 지원하며, 테슬라가 2025년 10월 모델 Y 트림 체계를 스탠더드와 프리미엄 등으로 재편하기 전에 판매한 차량 역시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존 모델 Y 소유자가 어댑터만 구입해 V2L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은 어렵다. 차량 자체가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V2L 확대는 지역별로 속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앞서 V2L 어댑터를 선보였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모델 Y의 공장 출고형 V2L 기능을 본격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번 미국 출시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테슬라는 충전 인프라와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지만, 승용 전기차에서 V2L 기능을 활용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모델 Y 프리미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향후 다른 트림과 시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V2L은 국내 전기차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기능이다. 현대 아이오닉 5·아이오닉 6와 기아 EV3·EV4·EV5·EV6·EV9 등 다양한 전기차가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제공하면서 캠핑과 차박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가 모델 Y에서도 V2L을 확대하면서 전기차의 배터리를 ‘움직이는 전원’으로 활용하는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제품은 미국 시장용인 만큼 국내 모델 Y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기 규격과 차량별 V2L 지원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도입 여부와 지원 차량은 테슬라의 별도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