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CATL, 배터리 온라인 판매 시작…600개부터 주문 가능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셀을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하며 유통망 확대에 나섰다. 대형 고객 중심이던 배터리 거래 방식을 온라인 B2B로 넓혀 중소 ESS 업체까지 직접 공략하는 전략이다.

CATL이 지난 6월 문을 연 온라인 직판 플랫폼 ‘CATL Mall’에는 현재 1,800개가 넘는 ESS 관련 기업이 가입했다. CATL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자사 배터리를 직접 판매해 소량 구매가 필요한 중소 규모 ESS 시스템 통합업체의 구매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가격이다. CATL Mall에서 판매하는 리튬인산철(LFP) ESS용 셀은 현재 1Wh당 최저 0.423위안이다. 1kWh로 환산하면 423위안으로 현재 환율 기준 약 63달러, 우리 돈으로 약 9만원 수준이다.

600개부터 주문…5년 보증에 3~5일 내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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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이 온라인 직판에 나선 배경에는 ESS 시장 특유의 거래 구조가 있다.

완성차 업체처럼 막대한 물량을 구매하는 고객은 배터리 제조사와 직접 계약할 수 있지만 소규모 ESS 사업자는 제조사가 요구하는 최소 구매량을 맞추기 어렵다. 결국 유통업체나 재판매업체를 거쳐야 해 가격뿐 아니라 제품의 품질과 공급 시기, 셀 간 일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태양광 발전과 결합한 분산형 ESS와 가정용 저장장치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런 소량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CATL은 이 틈새를 온라인 직판으로 공략하고 있다.

CATL Mall의 최소 주문량은 3박스, 총 600셀이다. CATL은 별도 비용 없이 5년 보증을 제공하고 주문 후 3~5일 이내 출고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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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군도 확대했다. 셀뿐 아니라 47kWh와 105kWh 용량의 LFP ESS 모듈을 추가했고, 최대 5MWh를 저장할 수 있는 20피트급 ESS 컨테이너도 판매 목록에 올렸다. 다만 모듈과 컨테이너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CATL은 온라인 구매 절차를 음식 배달을 주문하는 것만큼 간단하게 만든다는 목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발급한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이지만, CATL은 회원 가입에 약 1분, 첫 주문까지 약 20분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제품 페이지 역시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비슷하다. 주문 수량을 조절하면 가격이 실시간으로 바뀌며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판매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

314Ah 셀 600개 사면 약 3만72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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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격이 공개된 주력 제품은 280Ah와 314Ah LFP 셀이다. 두 제품 모두 충·방전율은 1C이며 CATL은 배터리 상태(SoH) 70%를 기준으로 8,000회의 사이클 수명을 제시한다.

280Ah 셀은 1Wh당 0.494위안, 1kWh당 약 73.5달러다. 최소 주문량인 600개를 구매하면 약 603kWh 규모로, 가격은 약 26만위안(약 3만8700달러)이다.

314Ah 제품은 이보다 저렴하다. 1Wh당 0.423위안으로 1kWh당 약 62.9달러다. 600개 주문 시 약 53만8000Wh(538kWh) 규모이며 총가격은 약 25만위안(약 3만7200달러)이다.

다만 CATL이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한다고 해서 중국 시장에서 가장 싼 제품인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인포링크컨설팅이 지난 4월 집계한 중국 ESS용 LFP 셀 가격은 280Ah가 1Wh당 평균 0.370위안, 314Ah가 평균 0.365위안이었다. 314Ah 제품의 당시 시장 가격 범위도 0.335~0.395위안이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ESS 수요 증가로 지난해 말보다 셀 가격 자체가 크게 오른 상황이지만, CATL Mall의 314Ah 판매가는 여전히 당시 시장 평균보다 높다.

8월 중국 시장에서도 314Ah ESS용 LFP 셀 평균 가격은 약 0.365위안/Wh 수준으로 파악된다. CATL Mall의 0.423위안/Wh와 비교하면 CATL 제품에는 일정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셈이다.

‘최저가’보다 CATL 정품을 직접 산다는 게 핵심

그럼에도 중소 ESS 업체 입장에서 CATL Mall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업체도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제품을 공식 유통망에서 소량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중국의 다른 배터리 업체가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만, CATL은 정품 여부와 품질 관리, 공급 안정성, 제조사 보증 등을 직판의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다.

CATL의 시장 지위도 이런 전략에 힘을 싣는다. CATL은 최근 S&P Global Energy가 발표한 2026년 평가에서 ESS 배터리 셀 공급업체와 ESS 시스템 공급업체 모두 ‘Tier 1’에 이름을 올렸고 두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ESS 사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CATL의 올해 상반기 ESS 배터리·시스템 매출은 532억61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87.54% 증가했다.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ESS가 CATL의 핵심 성장축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CATL은 대형 완성차와 대규모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존 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규모 사업자까지 판매망에 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몰의 핵심도 단순한 ‘배터리 인터넷 판매’보다 여기에 있다. 대량 계약이 사실상 필수였던 배터리 제조사의 유통 구조를 온라인 소량 직판으로 넓히면서,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가 직접 도매와 소매의 경계를 낮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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