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결국 스펙 공개했다…‘965km 주행’ 싼타페 EREV 내년 출시

현대자동차(Hyundai)가 내년 상반기 싼타페 EREV를 출시한다.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고 주행은 전기모터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목표 주행거리는 600마일(약 965km) 이상이다. 현대차가 EREV의 첫 양산 차종을 싼타페로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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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6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 555만대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전동화 차량 비중은 2025년 23%에서 2030년 60%까지 높이고,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합쳐 100종 이상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신차가 싼타페 EREV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첫 EREV를 출시하고 총 주행거리 600마일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맡는다.

EREV는 외부에서 충전한 배터리로 주행한다는 점에서는 전기차와 비슷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 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와 달리 전기모터 중심의 주행 특성을 유지하면서 충전과 주행거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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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특히 EREV에 자체 개발한 고성능 배터리 셀을 적용한다. 기존에 사용해온 하이니켈 셀보다 출력은 2배 이상 높이고 충전 시간은 40%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비슷한 크기의 순수 전기차와 비교해 배터리 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도 전기차 수준의 배터리 성능과 주행 특성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대용량 배터리를 무조건 탑재하는 대신 필요한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엔진 발전기를 조합하는 셈이다. 대형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재료와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차량 가격을 낮추는 데도 유리하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북미 소비자에게는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현대차가 첫 EREV로 싼타페를 선택한 배경에도 북미 시장이 있다. 싼타페는 미국에서 현대차의 주력 SUV 가운데 하나이며, 새 EREV 역시 현지 생산을 택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에서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 58종을 선보이고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10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하이브리드가 북미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최근 미국 시장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순수 전기차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는 반면 하이브리드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순수 전기차 한쪽에 집중하기보다 하이브리드와 EREV를 동시에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했다.

현대차가 EREV를 갑자기 꺼내든 것은 아니다. 2024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처음 EREV 도입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2027년 출시와 600마일 이상의 목표 주행거리를 제시했다. 당시에는 북미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D세그먼트 SUV를 중심으로 EREV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차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를 통해 그 첫 번째 현대차 모델이 싼타페라는 사실이 확정됐다.

제네시스도 EREV를 준비한다. 내년 초 EREV SUV를 추가하고 640마일, 약 103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이에 앞서 올해 4분기에는 브랜드 최초의 풀하이브리드인 GV80 하이브리드를 투입한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과 함께 전기차·하이브리드·EREV를 동시에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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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전기차 개발도 계속한다.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를 42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이오닉 3를 비롯해 B세그먼트 전기 SUV 등 새로운 전기차를 투입하고, 전동화 모델로 유럽 시장의 약 85%를 커버할 계획이다.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도 구체화했다. 내년 출시하는 전기차부터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적용해 배터리 비용을 약 30% 낮춘다. 니켈 함량을 조절해 고가 원재료 사용을 줄이면서 실제 주행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기반 배터리관리시스템(BMS)도 개선해 2028년까지 배터리 수명을 평균 2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로운 배터리 화재 대응 기술도 적용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열폭주 방지 기술(TRP·Thermal Runaway Protection)’은 특정 배터리 셀에서 이상이 발생했을 때 열이 주변 셀로 전달되는 것을 구조적으로 차단한다. 현대차는 각형과 파우치형 NCM 배터리를 대상으로 200회 이상 시험을 진행했으며, 이 기술을 제네시스 GV90에 처음 적용한다.

제품군 자체도 지금보다 크게 넓어진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58종, 한국 49종, 유럽 41종, 인도 26종, 중국 22종의 신차 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기존에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던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의 중형 픽업트럭과 경상용차도 포함된다.

생산능력은 2030년까지 현재보다 127만대 확대한다. 북미에서 50만대, 인도에서 32만대, CKD 생산 거점에서 25만대, 한국에서 20만대를 추가한다. 미국에서는 현지 부품 조달 비중도 기존 목표인 60%에서 80% 이상으로 높인다.

현대차의 목표는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시장점유율 6%다. 2025년 23%였던 전동화 차량 판매 비중은 60%까지 끌어올린다. 과거처럼 순수 전기차 판매량만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EREV를 시장별 수요에 맞춰 배치하는 전략이 더욱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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