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토(Li Auto)가 대형 전기 MPV 메가(MEGA)를 대대적으로 손본다. 독특한 외관은 그대로 두는 대신 2·3열을 마주 보는 거실처럼 꾸미고 후륜 조향과 라이다 센서까지 추가했다. 지난해 월 3000대 넘게 팔렸던 판매량이 최근 300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상품성 개선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리오토는 오는 9월 2일 중국에서 신형 메가를 공식 출시한다. 이번에 먼저 공개한 모델은 가족 중심의 공간 활용성을 강조한 ‘메가 홈(Home)’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천장이다. 좌우에 길게 배치한 두 개의 파노라마 글라스 사이로 대형 조명을 설치했다. 일반적인 자동차의 작은 실내등과 달리 2열부터 3열까지 넓은 공간을 밝히는 구조다.
리샹 리오토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통해 메가의 실내를 자동차보다 ‘거실’에 가까운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리오토는 기존 메가부터 ‘대가족을 위한 움직이는 집’을 제품 콘셉트로 내세워왔다.

2열 좌석 활용도도 높였다. 좌석을 뒤쪽으로 돌려 3열 승객과 마주 볼 수 있으며, 가운데 접이식 테이블을 펼치면 가족이 둘러앉는 형태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신형에서는 2열 시트 레일을 늘려 좌석 이동 범위를 확대하고 테이블 크기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에는 마름모 형태의 퀼팅 패턴을 적용하고 헤드레스트에는 ‘Home’ 로고를 넣었다. 3열에는 통풍 기능을 추가했으며 천장 화장거울과 뒷좌석용 터치식 공조 조작부 등 세부 편의장비도 손봤다.
실내만 바꾼 것은 아니다. 운전보조 시스템은 오히려 변화 폭이 더 크다.

기존 메가는 라이다 1개를 사용했지만 신형은 측면과 후방을 감지하는 솔리드스테이트 라이다를 추가해 총 4개로 늘린다. 주변을 감지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고도화된 주행보조 기능을 뒷받침한다.
전장 5m가 넘는 대형 MPV의 약점인 기동성도 개선한다. 신형에는 뒷바퀴를 최대 좌우 7도까지 움직이는 후륜 조향 시스템을 새롭게 적용한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를 움직여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차선 변경 때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800V 기반 액티브 안티롤바와 스티어 바이 와이어도 추가한다. 특히 후륜 조향은 전장 5355mm, 휠베이스 3300mm에 이르는 메가의 도심 주행과 주차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비다. 차체 크기는 전장 5355mm, 전폭 1965mm, 전고 1850mm이며 기존보다 길이만 5mm 늘었다.
성능도 소폭 높였다. 앞 모터는 기존과 같은 최고출력 155kW를 유지하지만 뒤 모터는 245kW에서 258kW로 강화했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기존 400kW에서 413kW(약 554마력)로 올라간다.
CATL이 공급하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도 기존 102.7kWh에서 108kWh로 커진다.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10km다.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주행거리는 기존과 같다.
신형의 구체적인 충전 성능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기존 메가는 800V 전기 시스템과 CATL의 기린 5C 배터리를 사용하며, 리오토는 자사 5C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10분 충전으로 최대 5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신형 메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판매 부진이다.
메가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3277대가 인도되며 월간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7월 인도량은 336대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1% 감소했으며,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도 3179대로 63.1% 줄었다. 리오토 전체 판매에서 메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7월 기준 1.1%에 불과했다.
지난해 발생한 화재와 대규모 리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5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메가 한 대에 화재가 발생한 뒤 리오토는 2024년형 메가 1만1411대를 리콜했다. 중국 당국 조사에 따르면 해당 차량에는 부식 방지 성능이 충분하지 않은 냉각수가 사용됐다. 특정 조건에서 냉각계통의 알루미늄 부품이 부식돼 누수가 발생할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 배터리 열폭주로 이어질 위험이 확인됐다.
리오토는 해당 차량의 냉각수뿐 아니라 구동 배터리와 전륜 모터 컨트롤러까지 무상 교체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올해 3월 중순 기준 리콜 대상 1만1411대 가운데 1만1128대가 작업을 마쳐 완료율은 97.5%를 넘어섰다.
메가는 리오토에도 중요한 모델이다. 주력 차종이 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였던 리오토가 처음 내놓은 순수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공기저항계수 0.215Cd를 달성한 유선형 차체와 초급속 충전 기술 등 회사가 확보한 전기차 기술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외관은 출시 초기부터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이번에도 리오토는 차체 형태를 대폭 바꾸기보다 실내와 섀시, 운전보조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는 쪽을 택했다.
가격은 9월 2일 출시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하는 메가는 울트라와 홈으로 나뉘며 각각 52만9800위안과 55만9800위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