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가 주력 모델 폴스타 4의 활용성을 한층 높인 ‘폴스타 4 SUV’를 공개했다. 쿠페형 모델의 디자인과 성능을 이어받으면서 뒷유리를 되살리고 적재공간과 2열 거주성을 확대했다. 가격은 5만7900유로(약 9400만원)부터 시작한다.

폴스타 4 SUV는 기존 폴스타 4 쿠페와 플랫폼과 주요 기술을 공유하지만 차체 뒤쪽은 상당히 달라졌다. 지붕선을 보다 곧게 뻗고 테일게이트를 세워 SUV다운 형태를 강조했다. 루프레일도 기본으로 적용해 주행 중 최대 100kg의 짐을 지붕에 실을 수 있다. 정차 상태에서는 최대 300kg을 견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뒷유리다. 기존 폴스타 4는 뒷유리를 없애고 루프에 설치한 카메라 영상을 디지털 룸미러로 보여주는 파격적인 구성을 택했다. 폴스타 4 SUV는 일반적인 뒷유리와 룸미러를 기본으로 적용한다. 짐을 가득 실었을 때처럼 후방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을 고려해 디지털 룸미러도 선택사양으로 남겨뒀다.
트렁크 530ℓ로 확대…2열 머리 공간도 25mm 늘어

SUV로 바꾸면서 얻은 가장 큰 효과는 공간이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30ℓ이며 천장까지 활용하면 655ℓ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65ℓ까지 늘어난다. 앞쪽에는 15ℓ 크기의 프렁크도 마련했다.
2열 머리 공간도 쿠페보다 25mm 넓어졌다. 차체 뒤쪽을 보다 수직에 가깝게 설계한 덕분이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도 SUV의 새로운 지붕 구조에 맞춰 키웠으며 테일게이트 부근까지 이어진다.
전동식으로 투명도를 조절하는 일렉트로크로믹 글라스 루프도 선택할 수 있다. 단순히 전체 유리를 어둡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원하는 구역을 선택해 차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272마력 후륜구동부터 544마력 사륜구동까지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다. 리어 모터는 최고출력 200kW(272마력), 최대토크 343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3초 만에 가속한다.
듀얼 모터는 앞뒤에 전기모터를 얹은 사륜구동 방식이다. 최고출력 400kW(544마력), 최대토크 686Nm를 내며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3.9초로 줄인다. 두 모델 모두 최고속도는 시속 200km다.
배터리는 100kWh 용량으로 동일하다.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리어 모터가 최대 630km, 듀얼 모터가 최대 600km다. 리어 모터의 공인 전비는 17.8kWh/100km, 듀얼 모터는 19.0~21.6kWh/100km다.
전기 시스템은 400V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DC 급속충전은 최대 200kW를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 걸린다. AC 충전은 기본 11kW이며 시장에 따라 22kW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 BMW iX3 등 경쟁 모델이 800V 시스템과 더 높은 급속충전 성능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전 속도 자체가 폴스타 4 SUV의 강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신 폴스타는 기존 400V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주행거리와 성능, 공간 활용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향을 택했다.
V2L 추가…최대 2000kg 견인

SUV 성격을 살리는 기능도 늘었다. 최대 3.3kW V2L을 지원해 별도 어댑터를 연결하면 차량 배터리로 외부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견인 능력은 리어 모터 최대 1500kg, 듀얼 모터 최대 2000kg이다. 루프텐트와 같은 장비 사용도 고려했다. 폴스타는 폴스타 4 SUV가 주행 중 100kg, 정차 시 300kg의 루프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존 쿠페의 주행 중 루프 하중은 75kg이다.
주행 성능도 손봤다. 기본형에는 새롭게 조율한 패시브 섀시를 적용하고 퍼포먼스 팩에는 ZF 액티브 댐퍼와 브렘보 고성능 브레이크, 22인치 휠과 피렐리 P 제로 타이어를 조합한다. 폴스타는 최근 개선한 폴스타 4 쿠페와 마찬가지로 SUV에서도 조향 반응과 차체 움직임을 다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글 제미나이 적용…화면 바로가기도 늘려

실내의 기본 구성은 쿠페와 비슷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개선했다.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위젯 바로가기를 기존 6개에서 9개로 늘렸다.
구글 빌트인 환경에는 구글 제미나이를 적용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차량 기능을 이용하거나 충전 조건 등을 반영해 목적지를 검색하는 등 기존 음성비서보다 복잡한 요청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12개 스피커와 1400W 앰프로 구성한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선택할 수 있다. 폴스타는 SUV의 달라진 실내 구조에 맞춰 오디오 시스템을 별도로 튜닝했다.
5만7900유로부터…부산공장에서 전량 생산
폴스타가 본사 발표에서 밝힌 시작 가격은 5만7900유로다. 독일 기준 리어 모터가 5만7900유로, 듀얼 모터가 6만5900유로부터 시작한다.
폴스타 4 SUV의 또 다른 특징은 생산지다. 전량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폴스타는 이미 부산에서 생산을 시작했으며 첫 선적 물량도 고객에게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폴스타 4 쿠페가 중국 항저우만과 부산에서 나눠 생산되는 것과 달리 SUV는 판매되는 모든 시장 물량을 부산에서 담당한다.
부산공장과 폴스타의 인연은 2023년 발표한 생산거점 다각화 계획에서 시작됐다. 당시 폴스타와 지리그룹,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서 북미와 한국 시장용 폴스타 4를 위탁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생산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번 폴스타 4 SUV는 부산공장이 글로벌 공급을 맡는 모델이 됐다.
폴스타 4 SUV는 9월 2일부터 주요 시장에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폴스타가 기존 쿠페의 독특한 디자인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뒷유리와 넓어진 적재공간, V2L, 강화된 루프 적재능력 등을 더한 만큼 두 모델의 역할도 보다 분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쿠페가 디자인과 스타일을 앞세운다면 SUV는 폴스타 4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가족용·레저용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