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14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더 기아 PV7(이하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한 PV5에 이은 기아의 두 번째 전용 PBV로, 사용 목적에 맞춘 유연한 공간 구성과 동급 최고 수준의 전동화 성능,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릿 운영 솔루션을 한데 묶었다.
PV7은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를 바탕으로 넓고 평평한 실내와 적재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대용량 배터리와 고효율 전기 구동 시스템, 800V 충전 시스템을 얹었다. 배터리는 71.5kWh와 96.2kWh 두 가지로 나뉘며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델로 운영된다. 롱레인지 모델은 유럽 WLTP 기준 460km 이상을 달리고, 350kW급 초급속 충전으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0분대 중반이면 채운다. 전륜 모터는 최고 출력 200kW, 최대 토크 420Nm을 낸다. 기아는 향후 사륜구동 모델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이번에 전장 5.3m급 ‘PV7 카고 롱’과 ‘PV7 패신저 롱’을 먼저 선보였다. 차체는 전장 5,350mm, 전폭 1,995mm, 전고 1,990mm, 축거 3,500mm로, 다음 세대 바디 개발·제조 기술인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적용해 축간거리와 전장·전고, 실내 구성이 다른 파생 모델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디자인은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담아 블랙 후드와 필러 가니쉬로 대비를 주고, 측면에는 루프가 떠 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형태를 적용했다. 테일게이트는 옆으로 여는 ‘풀오픈 트윈 스윙’과 위로 여는 ‘리프트업’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다.
카고 모델은 550mm의 낮은 적재고와 함께 VDA 기준 6.1㎥(롱), 8.0㎥(하이루프) 용량을 갖춰 1,200×800mm 규격 유로 팔레트를 3개까지 실을 수 있다. 앞서 나온 PV5 카고가 팔레트 2개를 싣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적재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패신저 모델은 7·9·11인승으로 나뉘고, 9인승은 4열 시트 유무에 따라 두 가지 배열 중 선택할 수 있다.
실내에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들어간다. 최대 14.6인치 디스플레이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를 지원하고, 개방형 앱 마켓을 통해 업무용 앱을 자유롭게 내려받아 쓸 수 있다. 플릿 관리 시스템 ‘플레오스 플릿’과 커넥티드 데이터 API도 함께 제공해 차량 상태와 운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안전 사양으로는 루프 마운트 동승석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 시스템과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가속 제한 보조 등을 갖췄다.
기아가 PV7을 내세우는 배경에는 첫 전용 PBV 모델 PV5의 흥행이 있다. PV5는 출시 이후 유럽에서 3만 9천여 대가 팔리며 한국 브랜드 최초로 ‘2026 세계 올해의 밴’에 심사위원단 전원 일치로 선정됐다. 기아가 진입하려는 유럽 미드사이즈 전기밴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5만 7,80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미드사이즈 밴 시장 성장률(2.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아의 올해 상반기 유럽 판매량도 29만 6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기아는 2027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 시장에 PV7 패신저 롱과 카고 롱을 먼저 출시한 뒤, 특장차용 샤시캡 모델을 포함해 23종의 파생·컨버전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 기간에는 국내외 31개 특장 업체를 초청해 ‘2026 글로벌 PBV 컨버전 파트너스 데이’도 함께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