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2013년 단종된 초고효율 모델 XL1의 후속작을 2027년형으로 선보인다. 이름은 ‘미션 이피션시(Mission Efficiency)’. 부가티 베이론을 설계한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만든 XL1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친환경차보다는 하이퍼카에 가까운 외관을 갖췄다.
XL1이 소형 디젤 엔진으로 연비 신기록을 세웠다면, 미션 이피션시는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ID.폴로에 들어가는 134마력 단일 모터 전기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얹어 선대 모델 대비 출력을 두 배로 늘렸다. MEB 플랫폼과 52kWh 배터리도 ID.폴로에서 가져왔는데, 배터리 용량은 탑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54.9kWh로 늘렸다.
독일 기록 인증기관 RID(Record Institute for Germany)는 이 차가 ‘양산에 가까운 일상용 4인승 전기차’ 부문에서 세 가지 기록을 세웠다고 인증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158로, 현재 양산 전기차 중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루시드 에어(0.197Cd)나 메르세데스-벤츠 EQS(0.20Cd), 현대차 아이오닉 6(0.21Cd)보다도 낮은 수치다. 폭스바겐은 완전 충전 시 최대 500마일(약 80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엔지니어들이 볼프스부르크에서 폴란드 포즈난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까지 794마일을 달리는 동안 충전은 단 한 번만 했고, 평균 전비 8.2mi/kWh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으로는 8.4mi/kWh를 목표로 잡았는데, 이는 이미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ID.폴로의 공인 전비 4.5mi/kWh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정도 효율을 뽑아낸 비결은 차체 형태에 있다. XL1과 동일한 눈물방울(티어드롭) 형태를 채택했고, 뒷바퀴 트레드는 170mm 좁히고 휠베이스는 100mm 늘렸다. 낮고 매끈한 앞부분, 하단 그릴의 능동형 슬랫, 좁아지는 뒷부분, 휠까지 덮는 커버가 모두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 동원됐다. 폭스바겐은 공차중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795kg에 불과했던 XL1보다는 훨씬 무거울 수밖에 없다. 대신 앞 펜더와 도어, 보닛, 트렁크 리드에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을 적용해 무게를 최대한 눌렀다.
2인승에 그쳤던 XL1과 달리 미션 이피션시는 실용성을 크게 챙겼다. 더블 버블 루프로 뒷좌석 머리 공간을 확보했고, 트렁크 용량도 481리터에 달한다. 휠 커버 안쪽에 별도 수납공간까지 마련해 활용도를 높였다. 실내는 ID.폴로의 스티어링 휠과 다른 라인업의 소형 디스플레이를 가져와 낯설지 않게 구성했다. 대신 무게를 줄이기 위해 도어 전동장치를 빼고 수동 조작 방식을 택했으며, 재활용 소재로 만든 시트도 수동으로만 조절된다. 오디오 시스템조차 걷어내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대체했다.
미션 이피션시는 아직 양산이 확정되지 않은 콘셉트카다. 다만 폭스바겐 측은 양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XL1이 한정판으로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팔렸던 것과 달리, 폭스바겐 관계자는 4200만원 안팎의 가격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