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kWh로 470km 이상…르노 신형 전기밴 ‘트래픽’ 등장

르노(Renault)가 1회 충전으로 470km 이상을 달리는 신형 전기 상용밴 ‘트래픽 E-Tech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800V 전기 시스템을 얹어 20분 충전으로 최대 280km를 더 달릴 수 있고, 차량 전자제어장치를 두 대의 슈퍼컴퓨터로 통합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구조도 처음 적용했다.

공개 무대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이다. 프레스데이인 9월 14일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전시는 15일부터 20일까지 이어진다. 트래픽 E-Tech 일렉트릭은 르노가 2028년까지 순수전기 경상용차(LCV) 5종을 순차 출시하는 ‘futuREady’ 전략의 첫 모델이다. 부활한 차명인 에스타페트(Estafette), 굴레트(Goelette)도 이 계획에 포함돼 있어, 트래픽 이후 후속 라인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40년 넘은 밴, 전기로 4세대 전환

트래픽은 1980년 나온 르노의 중형 상용밴이다. 누적 판매량은 280만대를 넘는다. 이번 전기 모델은 프랑스 상두빌 공장에서 생산하며, 패널 밴을 먼저 내놓고 2027년 샤시캡과 크루캡으로 라인업을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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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은 르노그룹의 새 중형 전기 상용차 플랫폼 RGEV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르노와 볼보그룹, 해운사 CMA CGM이 함께 세운 상용차 합작사 플렉시스(Flexis)가 개발했다. 몸집이 비슷한 경쟁 모델로는 기아 PV5, 폭스바겐 ID.버즈 카고 등이 꼽힌다.

81kWh 배터리를 얹어 유럽 WLTP 기준 470km 이상을 목표로 하며, 현재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주행가능거리가 약 690km까지 늘어난다. 업무 형태에 따라 충전 없이 최대 5일을 운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분 충전으로는 일반 주행 기준 280km, 도심 기준 380km를 추가로 확보한다.

적재량은 그대로, 차체는 낮췄다

적재공간은 최대 5.8㎥, 적재중량은 1.3톤이며 최대 2톤까지 견인한다. 적재함에는 유로 팔레트 3개가 들어가고 적재고는 530mm로 낮췄다. 회전반경은 10.3m로, 르노는 소형차 클리오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차체 높이도 1.89m로 억제해 일반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하다. 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방식을 적용해 승용차에 가까운 승차감을 노렸다.

ECU 80개를 슈퍼컴퓨터 2대로

이번 모델의 핵심은 SDV다. 르노그룹 차량 중 처음이자 유럽 경상용차 중에서도 처음으로 중앙집중형 SDV 구조를 얹었다. 기존 약 80개 전자제어장치(ECU)가 나눠 맡던 기능을 슈퍼컴퓨터 2대로 모았고, 운영체제는 구글과 함께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CAR OS’를 쓴다. 이 구조로 기능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예측 정비, 개인화 기능도 제공한다.

특장 활용도도 넣었다. 적재공간의 V2L 기능으로 작업 현장에서 차량 배터리를 전동공구나 전기기기에 쓸 수 있고, 냉동 장치나 구급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ePTO 기능도 추후 추가한다. 특장 장비 조작을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통합하는 ‘컨버터 컴패니언’ 기능을 넣어 별도 디스플레이 없이 OpenR Link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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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는 자체 개조 브랜드 ‘컨버티드 바이 르노’, 계열 특장업체 크스토마이즈(Qstomize), 유럽 인증 특장업체 300곳으로 이어지는 3단계 컨버전 체계를 운영한다. 고객 업무에 맞춰 크루캡, 대용량 밴, 이동정비차, 교통약자용 차량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2027년에는 차량 운휴 시간을 줄이는 ‘르노 업타마이즈’ 서비스도 시작한다. 커넥티드카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차량 이상을 미리 파악해 정비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이며, 르노는 사고나 고장이 났을 때 운휴 시간을 최대 절반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효율 수치도 함께 내놨다. 공기역학 성능은 기존 대비 6% 개선했고 전기 구동계 효율은 90%를 넘겼다. 20만km 운행을 기준으로 생산부터 폐차까지 전 과정 탄소배출량은 동급 디젤 밴보다 45% 이상 적다고 르노는 설명한다.

패널 밴은 2026년 말부터 판매하고, 2027년 샤시캡과 크루캡을 추가한다. 전기 구동계에 SDV, 차량 데이터, 컨버전 생태계를 묶어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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