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차세대 718 박스터와 카이맨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한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을 종료한 뒤 후속 차종의 동력원을 놓고 여러 전망이 나왔지만, 포르쉐가 전기차 전환 방침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신형 718은 2028년 첫 연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르쉐는 최근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2035년까지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차세대 718을 순수 전기차로 분류했다. 자료에는 2028년을 신형 718의 첫 번째 온전한 생산 연도로 명시했다. 이는 2028년부터 연간 생산 체제를 운영한다는 의미로, 실제 최초 생산이나 출시 시점은 그보다 앞설 가능성이 있다.
718은 오픈톱 스포츠카 박스터와 쿠페형 스포츠카 카이맨으로 구성된 포르쉐의 엔트리 스포츠카 라인업이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은 2025년 생산을 종료했다. 이후 포르쉐가 전동화 전략을 일부 조정하면서 차세대 718에도 내연기관이 다시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 발표로 전기차 전용 개발 방향이 분명해졌다.
배터리를 바닥 대신 시트 뒤에 배치

차세대 718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 배치다. 일반적인 전기차처럼 차체 바닥 전체에 배터리를 넓게 깔지 않고, 운전석과 조수석 뒤쪽에 배터리를 집중 배치했다.
기존 718은 엔진을 탑승 공간 뒤쪽, 뒷바퀴 앞에 배치하는 미드십 구조를 사용했다. 차체 중앙에 무거운 엔진을 놓아 민첩한 방향 전환과 균형 잡힌 주행 성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전기차에서는 엔진이 사라지지만 포르쉐는 배터리를 비슷한 위치에 배치해 기존 718의 무게 배분 특성을 이어가려 했다.
일반적인 전기차의 바닥형 배터리는 무게중심을 낮추는 데 유리하지만, 스포츠카에서는 배터리 두께만큼 좌석 위치가 높아질 수 있다. 반면 배터리를 시트 뒤에 배치하면 운전자의 착좌 위치를 낮게 유지하면서 무게를 차체 중앙에 집중시킬 수 있다.
실제 무게 배분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기존 내연기관 박스터는 전체 중량의 약 59.8%가 뒷바퀴에 실렸지만, 전기 718은 후륜 하중 비율이 약 55.2%다. 기존 미드십 스포츠카의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앞뒤 무게 배분을 보다 균형 있게 조정한 셈이다.
이 같은 배터리 배치가 전기차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초기 테슬라 로드스터 역시 좌석 뒤쪽에 배터리를 배치했다. 다만 최근 전기차 대부분이 바닥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스포츠카의 낮은 착좌 위치와 차체 균형을 우선한 설계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718은 전기차 전용, 911은 내연기관 유지
포르쉐가 718의 전기차 전환을 확정한 반면, 브랜드를 대표하는 911에 대해서는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미하엘 라이터스 포르쉐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설명회에서 911을 순수 전기차로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11은 1963년 등장한 이후 후방에 엔진을 배치하는 독특한 구조를 유지해 온 포르쉐의 대표 스포츠카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입했지만, 포르쉐는 순수 전기차 전환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따라 포르쉐의 스포츠카 라인업은 당분간 서로 다른 전동화 전략을 따르게 된다. 718은 순수 전기 스포츠카로 전환하고, 911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중심의 기존 구조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다만 911의 장기적인 파워트레인 전략은 향후 시장 환경과 규제 변화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다. 이번 발표는 현재 포르쉐 경영진이 제시한 제품 개발 방향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전동화 전략 조정 속에서도 718 개발 지속

포르쉐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와 지역별 수요 차이를 고려해 전동화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일부 차종에서는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판매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럼에도 차세대 718은 전기차 전용 모델로 개발을 이어간다. 포르쉐가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스포츠카 주행 성능을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세대 718의 최고출력과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등 주요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박스터와 카이맨의 구체적인 출시 순서와 가격도 알려지지 않았다.
포르쉐는 기존 718의 낮은 운전 자세와 차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전기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718이 전기차의 즉각적인 가속 성능과 기존 미드십 스포츠카의 주행 감각을 얼마나 조화롭게 구현할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