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새로 사거나 부품을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화면 속 빨간 스위치를 켜면, 익숙했던 전기차가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장비실로 바뀐다. 주제가가 흐르고 계기판은 녹색으로 물든다. 주차한 차 옆으로 사람이 지나가면 조명과 효과음이 반응한다.
리비안이 올해 핼러윈을 맞아 선보인 고스트버스터즈 테마다. R1S와 R1T, R2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제공하며, 이용 기간은 10월 9일부터 11월 2일까지다. 차량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앱, 자체 급속충전기 화면까지 같은 분위기로 꾸몄다.
배경화면을 넘어, 차 전체를 바꾸는 테마
시작은 차량에 추가한 고스트버스터즈 앱이다. 앱을 열면 1980년대 영화 속 차량에 들어갈 법한 제어판이 나타난다. 큼직한 빨간 스위치를 켜면 주제가와 함께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변화는 중앙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의 색상이 녹색 중심으로 바뀌고 실내 무드 조명도 맞춰 변한다. 주행 모드 화면에는 뉴욕의 고스트버스터즈 본부 앞에 세운 테마 차량이 등장한다. 360도 카메라 화면에는 슬라이머가 차 주변을 날아다니는 애니메이션을 더했다.
문을 잠글 때 나는 소리도 바꿀 수 있다. 1세대 R1에서는 영화 속 엑토-1의 사이렌을 선택할 수 있고, 2세대 R1과 R2에서는 유령 퇴치 장비인 프로톤 팩의 효과음과 주제가 속 외침도 고를 수 있다.
기존 화면에 영화 로고 하나를 붙이는 방식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손봤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메뉴 곳곳에서 같은 캐릭터와 소리를 만나도록 구성했다.
주차한 차가 핼러윈 장식이 된다
가장 적극적인 기능은 ‘트릭 오어 트릿’ 모드다. 작동시키면 화면 속 경고등과 전기 효과가 번쩍이고, 계기판은 오래된 캐딜락의 대시보드를 닮은 모습으로 바뀐다. 실내 조명도 음악에 맞춰 반응한다.
외부 효과를 지원하는 차량에서는 주제가가 차 밖으로 흐르고 전면 라이트 바가 주황색과 보라색으로 점멸한다. 엑토-1의 사이렌, 프로톤 팩 발사음, 유령 포획 장치 작동음 등도 조명과 함께 재생할 수 있다.
수동으로 실행하는 것 외에 주변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설정하는 기능도 마련했다. 차량의 센서와 카메라가 지나가는 사람을 감지하면 빛과 소리로 맞이한다. 주차한 전기차를 커다란 핼러윈 장식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다만 차량 세대에 따라 구현 범위가 다르다. 1세대 R1은 외부 음향 쇼와 라이트 바 색상 변경을 지원하지 않는다. 같은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더라도 실제 기능은 차량에 갖춘 장비에 맞춰 제공한다.
충전 화면까지 숨어든 슬라이머
리비안은 화면 곳곳에 숨겨진 반응을 찾는 재미도 넣었다.
주행 모드 화면에서 소화전을 누르면 작은 마시멜로 캐릭터들이 튀어나오고, 맨홀을 건드리면 보라색 기체가 피어오른다. 핫도그 가게를 누르면 슬라이머가 나타난다. 충전 중에는 계기판의 충전량 표시 안에서 슬라이머가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주차 중 중앙 화면으로 즐기는 ‘맬로 매시’ 게임도 추가했다. 제한 시간 안에 화면을 돌아다니는 작은 마시멜로 캐릭터를 눌러 잡는 방식이다.
이런 변화는 차 밖에서도 이어진다. 모바일 앱과 스마트워치로 테마 모드와 조명·음향 효과를 조작할 수 있다. 리비안 어드벤처 네트워크 급속충전기 화면에도 영화 속 분위기를 반영했다. 차 안에서 시작한 테마가 앱과 충전 과정까지 이어지도록 한 구성이다.
실제로 만든 ‘엑토-R1’ 6대
소프트웨어와 별도로 실물 전시 차량도 제작했다. 리비안의 특수 프로젝트팀은 R1S를 바탕으로 고스트버스터즈의 캐딜락 엑토-1을 재해석한 ‘엑토-R1’ 6대를 만들었다.
지붕에는 경광등과 사이렌, 레이더와 탱크 등 영화 속 장비를 닮은 모형을 가득 올렸다. 앞쪽 적재 공간인 프렁크에는 가짜 배선과 기계 부품을 넣어 유령 포획 장치처럼 꾸몄다.
제작팀은 전용 루프랙과 여러 부품을 직접 만들었고, 일부 장식에는 오래된 실제 부품을 활용했다. 제작은 7월 시작해 9월 말 마무리했다. 완성한 차량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오스틴, 마이애미 등 미국 내 브랜드 공간에서 전시한다.
핼러윈 이벤트 뒤에 있는 소프트웨어 구조
이번 업데이트는 계절 이벤트이지만, 리비안이 차량의 여러 장치를 소프트웨어로 어떻게 묶는지도 보여준다.
리비안은 2세대 R1과 R2에서 세 개의 구역별 제어기가 각 영역의 하드웨어를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이 제어기들과 인포테인먼트 컴퓨터는 고속 통신망으로 연결한다. 화면에서 테마를 선택하면 조명과 스피커, 디스플레이가 같은 명령에 맞춰 반응하는 구조다.
1세대 R1과 2세대 R1, R2는 공통 운영체제인 리비안OS 2를 사용한다. 공통으로 개발한 기능을 배포하되, 각 차량이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 범위에 맞춰 적용한다. 이번 테마에서 세대별로 외부 효과와 잠금 소리의 선택지가 다른 이유다.
리비안은 관련 소프트웨어를 먼저 배포한 뒤 10월 9일 정해진 시각에 차량과 앱, 충전기의 핼러윈 기능을 활성화했다. 종료 역시 별도의 차량 업데이트 없이 처리한다. 테마는 11월 2일까지만 제공하지만, 여러 기기와 차량 장치를 함께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반은 다음 기능을 만드는 데 그대로 활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