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골프의 전동화 또 밀렸다…폭스바겐 ID. 골프 개발 일시 중단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이 차세대 전기 해치백 ‘ID. 골프’ 개발을 일시 중단한다. 실적 악화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폭스바겐은 중단 기간을 밝히지 않았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데이비드 파월스(David Powel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분기 보고서에서 “필요한 투자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미래 ID. 골프 개발 작업을 일시 중단하는 것이 구체적인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개발 취소가 아니라 보류라는 설명이다.

실적은 가파르게 나빠졌다. 올해 1∼9월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의 영업이익은 8억1300만 유로, 영업이익률은 1.3%에 그쳤다. 3분기만 보면 1억8200만 유로 영업손실(이익률 -0.9%)이다. 이 부문 순현금흐름은 지난해 1∼9월 43억4000만 유로에서 14억3000만 유로로 줄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판매량이 줄고, 이익률이 높은 내연기관차 판매가 줄어든 점을 이유로 들었다.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올해 목표에 약 3억 유로가 모자란다.

ID. 골프는 현행 전기 해치백 ‘ID.3 네오’의 후속으로, 리비안(Rivian)과 협력해 개발 중인 차세대 ‘확장형 시스템 플랫폼(SSP)’을 처음 쓰는 모델이다. 당초 2028년 출시 예정이었으나 올해 초 토머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대 말로 미뤘다. 셰퍼 CEO는 당시 “지금 라인업이 훌륭해 2028년에 전기 골프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중단으로 출시가 2031년 이전에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SSP 자체도 당초 2026년 목표보다 늦어져 아우디(Audi)와 포르쉐(Porsche) 모델이 먼저 쓸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본다. 노조 격인 경영협의회는 개발 중단이 곧 출시 지연은 아니라며, 늦어진 시간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ID. 골프와 소형 SUV ‘티록’급 첫 SSP 신차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에 배정하기로 확정했다는 입장이다.

당장은 현행 전기차로 버틴다. 올해 대대적으로 손본 ID.3의 수명이 늘었고, 상대적으로 값이 싼 ‘ID. 폴로’와 ‘ID. 크로스’가 유럽에서 잘 팔린다. 폭스바겐그룹 전체로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9억3000만 유로로 11.6% 줄고 영업이익률이 3.8%까지 내려갔다.

가솔린 골프는 1974년 출시 이래 폭스바겐의 간판이다. 전기 골프 개발을 멈춘 결정은 회사가 간판 모델의 전동화 일정까지 재무 상황에 맞춰 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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