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대형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기업에 이어 스타트업들까지 양산 경쟁에 뛰어들면서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확보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베이징 기반 배터리 스타트업 퓨어리튬 뉴에너지(Pure Lithium New Energy)는 최근 허난성 란카오에 구축한 500MWh 규모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이 완전 가동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6년부터는 1GWh 이상 규모의 대형 공장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퓨어리튬은 2022년 설립된 업체다. 중국 국유 투자 플랫폼 이좡국유투자(Yizhuang State Investment)의 지원을 받으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왔다.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유·무기 복합 고체전해질과 초임계 코팅 공정이다.
회사는 2023년 베이징 이좡 지역에서 10Ah급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한 뒤 한 달 만에 허난성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에는 50Ah급 전고체 배터리 셀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안전성 시연도 주목받았다. 퓨어리튬은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배터리 전시회 ‘CIBF 2026’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절단하는 시연을 진행했다. 배터리를 실제로 잘라낸 뒤에도 외부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기술 안정성을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힌다. 다만 생산 단가와 수명, 대량 생산 안정성 확보가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지적돼왔다.
현재 퓨어리튬의 1세대 제품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와 흑연 음극재 조합을 사용한다. 에너지 밀도는 180~190Wh/kg 수준이다. 회사는 차세대 제품에서 200Wh/kg 이상 달성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명 경쟁력도 강조했다. 회사 측은 현재 배터리가 6000~8000회 충·방전 사이클을 견딜 수 있으며 1C 이상의 충전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수준이면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실제 퓨어리튬은 전기차보다 에너지 저장장치와 저속 전동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중국 국가전력투자공사와 국가전망, 징넝그룹 등과 진행한 프로젝트도 이미 실증 단계에 들어갔다.
배터리 교환 사업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베이징 이좡에서 전고체 배터리 교환 실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고체 배터리 1500개와 전기 이륜차 1000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100기를 투입했다.
파일럿 프로젝트에서는 일부 차량이 최대 100km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기존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팩 사용 시 30~50km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중국 전고체 배터리 시장 전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 계열 업체들은 2026년 양산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출시를 목표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비야디(BYD) 역시 전고체 기술이 중요한 전환점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상용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중국 EV 데이터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4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은 62.4GWh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LFP 배터리가 81.4%를 차지하며 시장 주류 자리를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당장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생산 기술과 실증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면서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나온다.
퓨어리튬은 내년 GWh급 생산라인 가동과 함께 연 매출 1억 위안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