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2만5000달러 전기 픽업트럭 출시 앞둔 슬레이트, 미시간 주정부서 500만 달러 받는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지원하는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가 미시간 주정부로부터 최대 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미시간 경제개발위원회가 5월 19일 승인한 이 자금은 슬레이트가 트로이(Troy)에 있는 본사를 확장하는 데 쓰인다. 연말 생산 개시를 앞두고 본사 인프라와 인력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슬레이트는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향후 5년간 엔지니어링·디자인·사무직을 중심으로 약 400개의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저 시급은 43달러로, 현재 미시간에서 일하는 직원 325명을 포함해 실질적인 고용 기반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본사 확장에 따른 총 자본 투자 규모는 약 1040만 달러로, 주정부는 건설·설비·교육 비용 등 250만 달러를 먼저 상환하고, 고용과 투자 목표를 달성한 뒤 나머지 25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슬레이트는 2022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약 14억 달러를 조달했다. 생산 공장은 인디애나주 바르샤바(Warsaw)에 구축 중이며, 연내 첫 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약 건수는 16만 건을 넘었다.

‘안티 사이버트럭’의 역발상

슬레이트 트럭(Slate Truck)은 파워 윈도우도, 라디오도, 터치스크린도 없다. 계기판은 소형 디지털 클러스터 하나가 전부이고, 스마트폰 거치대가 인포테인먼트 자리를 대신한다. 17인치 스틸 휠에 크랭크 방식 수동 창문을 고집한다. ‘빼는 것이 가격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철학이다. 덕분에 시작 가격은 약 2만7500달러로, 현재 미국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 픽업트럭 자리를 노리고 있다.

기본 사양은 단출하지만 구성은 모듈 방식으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 2인승 픽업 트럭으로 시작해, 5000달러짜리 SUV 키트를 추가하면 5인승 SUV로 변신한다. 오픈에어 도어 키트나 패스트백 키트도 나중에 별도로 살 수 있다. 배터리 선택지는 52.7kWh(약 241킬로미터)와 84.3kWh(약 386킬로미터) 두 가지다. 구동계는 단일 후륜 모터에 출력 201마력으로, 120kW 직류 급속충전 시 20~80%까지 30분 이내에 채울 수 있다. 안전 사양으로는 긴급 제동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에어백 최대 8개가 들어간다.

슬레이트 정부 업무 담당 책임자 윌 니컬러스(Will Nicholas)는 미시간 전략 기금 이사회 회의에서 “자동차 산업의 최전선을 경험한 인력이 필요했다. 세계에서 그런 인재가 밀집된 곳은 손에 꼽히며, 미시간은 분명히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EV 회의론 속 저가 전략

슬레이트가 시장에 뛰어든 타이밍은 녹록지 않다. 미국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된 데다 전기차 전반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세가 더디다. 그러나 가격이 낮을수록 이 역풍에 덜 흔들린다는 논리도 있다. 리비안(Rivian) R1T나 포드(Ford) F-150 라이트닝(Lightning) 같은 대형 전기 픽업이 7만 달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2만5000달러대 소형 전기 픽업은 전혀 다른 층의 수요를 겨냥한다. 현재의 예약 건수 16만 건은 이 가격대가 실제로 시장에서 통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슬레이트는 직영 판매 방식을 채택해 딜러 마진 구조를 없애고, 6월 중 정식 사전 주문을 열 계획이다. 연말 첫 출고 이후 본격적인 생산 확대는 2027년 1~2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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