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가 일반 승용차를 개조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로보택시 목적으로 전용 개발한 신형 차량 ‘오하이(Ojai)’의 시범 운행을 전격 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피닉스 지역의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한시적으로 무료 운행한다.
이번 오하이 출시로 웨이모는 자율주행 업계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현재 웨이모는 미국 내 11개 도시에서 누적 2,000만 회가 넘는 완전 자율주행 운행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 같은 대규모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 경쟁사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하다.
디자인부터 ‘승객 중심’…문턱 낮추고 탑승 공간 극대화
오하이는 기성 양산차에 자율주행 장비를 덧붙이던 기존 플릿(Fleet) 방식과 궤를 달리한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차량 기본 골격을 생산하고, 웨이모가 애리조나 공장에서 자체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미니밴 형태의 외관을 갖춘 이 차량은 기존 차량보다 레그룸을 대폭 넓혔으며, 뒷좌석 승객을 위한 3개의 대형 디스플레이와 충전 포트, 컵홀더 등을 갖춰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특히 교통약자를 위한 접근성 개선에 공을 들였다. 차량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하고 탑승 문턱을 낮춰 휠체어 이용자나 노약자가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곳곳에는 점자 표기 기부와 손잡이를 배치했다. 차량 관리 효율도 개선됐다. 내장재 청소가 용이해졌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충전 속도도 높였으며, 모듈형 설계를 도입해 정비 편의성을 높였다.
부품 42% 줄인 ‘6세대 드라이버’…폭설 내리는 도시도 달린다
오하이의 핵심 경쟁력은 탑재한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Waymo Driver)에 있다. 새 하드웨어는 기존 5세대보다 센서 수를 42%나 줄였다. 카메라 장치는 29대에서 13대로, 라이다(Lidar)는 5대에서 4대로 축소했으며 레이다 유닛도 감축했다. 고성능 1,7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등을 도입해 센서 수는 줄었지만, 인지 능력은 오히려 향상됐다. 유닛당 하드웨어 제조 원가 목표를 2만 달러(약 2,700만 원) 미만으로 낮추면서, 대당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용화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6세대 시스템은 그동안 자율주행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눈길 주행’ 문제도 해결했다. 기후가 온화한 남부 지역 중심에서 벗어나 겨울철 폭설이 내리는 지역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웨이모는 이미 미국 중북부 대도시인 시카고 등지에서 도로 매핑과 기초 테스트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섰다. 오하이 로보택시는 초기 3개 도시를 시작으로 올여름 덴버, 라스베이거스, 샌디에이고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애리조나 공장 가동 가속화
웨이모는 애리조나 메사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간 수만 대 규모로 끌어올린다. 오하이를 시작으로 향후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인 160억 달러(약 24조 원)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260억 달러(약 190조 원)를 인정받았으며, 이 재원을 생산 시설 확충과 지역 확장에 쏟아붓는다.
현재 웨이모의 서비스 면적은 총 1,400평방마일(약 3,600㎢)을 넘어섰으며, 매주 약 50,000건의 유료 주행을 소화한다. 연내 미국 내 주요 도시는 물론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 등 글로벌 대도시 진출도 준비한다.
현재 텍사스 일부 도시에서 수십 대 수준의 시범 차량을 운행하는 테슬라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웨이모의 독주는 독보적이다. 이미 3,000대 이상의 자율주행 플릿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연간 수만 대 규모의 전용 로보택시 양산 체제까지 구축하며, 자율주행 분야의 선두 자리를 굳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