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따로 사기’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니오(Nio) 산하 브랜드 온보(Onvo)가 새 전기 SUV ‘L80’을 출시한 가운데, 초기 구매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배터리 구독형 구매 방식인 BaaS(Battery as a Service)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보는 최근 공개한 고객 분석 자료를 통해 L80 구매자의 90% 이상이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가격만 먼저 지불하고, 이후 월 구독료를 내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L80의 기본 가격은 배터리를 포함하면 24만2800위안, 한화 약 544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BaaS를 적용하면 시작 가격이 15만6800위안, 약 3500만 원 수준까지 내려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초기 구매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대신 배터리는 월 구독 형태로 이용한다. 현재 온보 L80은 85kWh 배터리팩 단일 사양으로 운영되며, 월 배터리 이용료는 899위안(약 20만 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기차 할부 개념 자체를 바꾸는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차량 가격에서 가장 비싼 배터리를 분리하면서 내연기관차 수준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극단적으로 치열해지면서 BaaS 방식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배터리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도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과 연계해 충전 스트레스까지 낮출 수 있어서다.
온보 L80은 총 3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프로(Pro), 맥스+(Max+), 울트라+(Ultra+) 구성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은 중간 트림인 맥스+였다. 전체 구매자의 62%가 선택했다. 이 모델에는 라이다(LiDAR)와 니오 자체 개발 스마트 주행 칩 ‘셴지 NX9031’이 탑재된다.
반면 기본형 프로는 엔비디아 오린 칩을 사용한다. 최상위 울트라+ 역시 셴지 칩을 적용하며,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 만에 도달한다.
소비자 취향도 흥미롭다. 외장 색상은 블랙 선택 비율이 58%로 가장 높았고, 실내는 70% 이상이 브라운 인테리어를 선택했다.
온보 L80은 지난 5월 공개된 대형 5인승 SUV다. 패밀리 SUV 시장 공략을 목표로 개발됐다. 니오는 최근 공격적인 신차 전략과 함께 배터리 교환 인프라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니오는 올해 중국 내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1000개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스테이션은 모두 온보 브랜드와 호환된다. 연말까지 온보 이용 가능 스테이션 수는 33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니오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배터리 교환소는 총 3862개다. 이 가운데 1000개 이상은 고속도로에 설치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L80 판매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초기 생산 안정화 이후 월 판매량이 1만 대 수준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쟁 모델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월 4000대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최근 단순 주행거리 경쟁보다 충전·배터리 생태계 경쟁이 더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니오 역시 차량 판매보다 배터리 교환 네트워크와 구독형 수익 구조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