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BYD)가 왕조 시리즈의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다한(大汉)’의 공식 이미지를 공개했다. 차체 길이가 5.2m를 넘는 대형 세단으로,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두 가지 동력계를 갖춘다.
다한은 기존 한과 고성능 한 L보다 위에 자리한다. 이름은 중국어 표기에 따라 ‘다한’ 또는 ‘그레이트 한’으로 불린다. 비야디는 오는 8월 중국 청두모터쇼에서 신차를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주행거리다. 후륜구동 전기차는 중국 CLTC 기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8km를 달린다. 다만 CLTC는 국내 환경부나 유럽 WLTP보다 유리하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어 실제 도로에서 1000km를 달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S클래스보다 긴 5.26m 차체

다한의 차체 크기는 길이 5256mm, 너비 1999mm, 높이 1510mm다. 휠베이스는 3130mm에 이른다. 일반형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S클래스보다 길이가 66mm 길며, 대형 세단 가운데서도 상당한 차체를 갖췄다.
공식 이미지 속 차량은 짙은 녹색 차체와 은색 루프라인을 조합했다. 앞뒤 필러와 지붕을 하나의 선처럼 연결해 큰 차체를 낮고 길어 보이게 만들었다. 이전 도로시험에서는 선명한 붉은색 차량도 포착됐다.
전면에는 가늘게 다듬은 헤드램프와 왕조 시리즈의 ‘드래곤 위스커’ 장식을 적용했다. 범퍼 아래쪽에는 사다리꼴 공기흡입구를 배치해 플래그십 세단의 차분한 인상에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했다.
측면에는 반매립식 도어 손잡이와 21인치 멀티스포크 휠을 넣었다. 후면은 좌우를 길게 잇는 입체형 테일램프로 마무리했다. 루프 위에는 라이다 센서가 자리하며 앞 펜더에도 주행 보조용 카메라를 배치했다.
102.3kWh LFP 배터리로 1008km

순수 전기차는 102.32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세부 사양에 따라 CLTC 주행거리는 820km와 850km, 880km, 970km, 1008km로 나뉜다.
최장거리 후륜구동 모델은 뒤쪽에 최고출력 370kW, 약 503마력의 전기모터를 탑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40km다. 대형 세단이지만 효율을 우선한 단일 모터 후륜구동 방식으로 주행거리 1000km를 넘겼다.
상위 사륜구동 모델에는 앞쪽 200kW, 뒤쪽 370kW 모터가 들어간다. 합산 최고출력은 570kW, 약 764마력에 달한다. 출력과 접지력을 높인 대신 CLTC 주행거리는 최대 880km로 줄어든다.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고도 주행거리 차이가 128km에 이르는 이유는 앞쪽 모터의 무게와 구동 손실, 고성능 사양에 적용하는 휠과 타이어 등의 영향 때문이다. 장거리 운전을 우선하면 후륜구동, 성능을 중시하면 사륜구동을 선택하는 구조다.
‘9분 충전’ 블레이드 배터리 적용

다한은 비야디의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초고압 플래시 충전 시스템을 적용한다. 지원 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97%까지 약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는 게 비야디의 설명이다.
초급속 충전은 다한의 상품성을 결정할 핵심 기술이다. 102.3kWh에 이르는 대용량 배터리는 일반적인 급속충전기에서 충전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비야디는 충전 전압과 출력을 크게 높여 대형 배터리의 약점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다만 9분 충전을 이용하려면 차량뿐 아니라 비야디 전용 플래시 충전소도 필요하다. 실제 충전 시간은 충전기 출력과 배터리 온도, 충전소의 전력 공급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신차에는 뒷바퀴 조향과 능동형 서스펜션도 적용한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를 틀어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차선 변경 시 안정감을 높인다. 5.26m에 이르는 차체의 주차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비다.
PHEV도 전기로 최대 470km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고출력 115kW의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200kW 전기모터를 조합한다. 배터리 용량은 54.489kWh로 일부 순수 전기차에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CLTC 기준 전기 주행거리는 최대 470km다. 더 엄격한 WLTC 기준으로는 약 370km다. 출퇴근이나 일상 주행은 전기만으로 소화하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발전과 구동에 활용하는 구조다.
54kWh가 넘는 배터리와 엔진을 함께 싣는 만큼 차량 가격과 무게는 기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충전 환경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장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은 순수 전기차와 구분되는 강점이다.
판매 주춤한 한 시리즈에 새 승부수
비야디는 현재 한과 한 L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에서 기존 한은 3285대, 한 L은 584대가 판매됐다. 새로 투입하는 다한은 두 모델보다 차체와 배터리, 성능을 모두 키워 왕조 시리즈의 상징 모델 역할을 맡는다.
다한은 단순히 기존 한의 후속 모델이라기보다 제품군 최상단에 추가하는 별도 대형 세단에 가깝다. 대형 전기 세단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한 차종에서 운영해 고급 수입차 수요와 중국 토종 프리미엄 전기차 수요를 동시에 노린다.
가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1008km라는 상징적인 주행거리와 9분 충전, 764마력의 성능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다만 5.2m가 넘는 차체와 100kWh급 배터리에서 비롯되는 무게를 어떻게 다듬었는지, 실제 도로에서 어느 정도의 전비와 승차감을 확보했는지가 최종 상품성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