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클래식 랜드로버, 새 테슬라보다 배터리 오래 버틴다

새 전기차를 몰다가 30년 된 복원 랜드로버보다 먼저 배터리가 바닥나는 상황, 상상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네덜란드 부티크 제작사 더랜드로버스(The Landrovers)가 만든 전기 디펜더 앞에서는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이 회사가 ‘판테라(Panterra)’라고 이름 붙인 이 차는 클래식 디펜더를 개조한 전기차이면서도 WLTP 기준 375마일, 약 6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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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랜드로버스는 원래 가솔린 LS 계열 V8 엔진을 얹은 디펜더 복원 개조를 주로 해온 곳이다. 전기 버전인 판테라는 그런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니라 7년에 걸친 개발 과정의 결실이다. 그 덕분에 부유층이 런던 시내를 잠깐 돌아다니기 위한 장난감 수준을 넘어, 매일 타고 다닐 수 있는 실제 전기차로 완성됐다.

배터리 200kWh, 몸집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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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스펙은 200kWh에 달하는 배터리 용량이다. 이 정도 용량을 갖춘 시판 전기차는 GM의 얼티움 기반 트럭인 허머 EV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정도뿐이다. 다만 판테라는 이들 9000파운드급 대형 트럭과 달리 무게가 약 6400파운드(2900kg)에 그친다.

주행거리 375마일은 테슬라 모델Y 기본형 후륜구동(314마일)은 물론 모델Y 퍼포먼스(360마일), 모델3 기본형 후륜구동(332마일), 모델3 퍼포먼스(354마일)까지 모두 앞서는 수치다. 클래식 오프로더 차체 안에 웬만한 프리미엄 전기 세단보다 넉넉한 배터리를 욱여넣은 셈이다.

인휠모터 4개로 600마력…0-100km/h 5.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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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실시간 토크벡터링이 가능한 인휠모터 4개로 구성된다. 합산 출력은 600마력, 토크는 6400Nm(4720lb-ft)에 이른다. 1000마력을 넘나드는 페라리 루체나 리비안 R1 쿼드 같은 쿼드모터 차량과 비교하면 수치 자체는 소박한 편이다. 그래도 2900kg짜리 육중한 차체를 0-100km/h 5.5초에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한 출력이다. 더랜드로버스 측은 앞뒤 무게 배분도 50대 50에 가깝다고 밝혔는데, 이 정도 무게중심이면 핸들링도 기대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서스펜션은 전후륜 모두 완전 독립식으로 새로 설계했고, 서브프레임 역시 전면 개편했다. 코일 스프링과 에어 서스펜션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차체 무게를 감안하면 에어 서스펜션 쪽이 더 나은 선택지로 꼽힌다. 스티어링 시스템도 전기차 전용으로 새로 개발한 전동식이다.

가격 약 8억 원, 포장은 처음부터 럭셔리

시승기를 전한 톱기어(Top Gear)에 따르면 판테라는 포장도로 위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주행감을 낸다. 비포장 오프로드 성능은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스펙과 섀시 구성만 놓고 보면 험로 주파 능력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시작 가격은 약 57만 달러, 우리 돈으로 8억 원에 육박한다. 랜드로버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사례 자체는 흔하지만, 판테라만큼 완성도를 갖춘 차량은 드물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클래식 랜드로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거의 10년에 걸쳐 다듬어낸 결과물이자, 웬만한 대형 전기차 못지않은 배터리와 주행거리를 갖춘 차량이기 때문이다. 실내는 절삭 가공 알루미늄과 고급 가죽으로 마감해 럭셔리카로서의 격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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