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 스포츠카 SC01, 유럽서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먼저 달린다

테슬라 로드스터가 몇 년째 출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는 사이, 중국에서 만든 전기 스포츠카 한 대가 먼저 소비자 앞에 선다. 영국 스타트업 스몰스포츠카컴퍼니(Small Sports Car Company)가 올해 안에 영국 시장에 내놓는 SC01이다. 처음부터 운전의 재미만을 목표로 설계된 전기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받는다.

중국산 전기 스포츠카 SC01, 유럽서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먼저 달린다 2

차체 비례는 로터스 에보라, 익시지를 떠올리게 한다. 우연이 아니다. 스몰스포츠카컴퍼니는 SC01이 영국 모터스포츠 혁신가들이 쌓아온 경량화 철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개발을 이끈 펑샤오퉁은 중국에서 엔지니어링과 생산을 담당했지만, 차의 정체성만큼은 영국 스포츠카 전통에 뿌리를 둔다고 말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가벼움과 단순함, 운전자와 기계 사이의 교감을 중시한 영국 자동차 선구자들을 동경했다며, SC01을 그 철학에 대한 헌사로 소개한다.

차체는 스틸 스페이스프레임 위에 얹혔다. 엔진 대신 좌석 뒤에 60kWh 배터리팩을 배치한 미드십 구조를 따른다. 실제 치수를 보면 에보라보다는 단종된 익시지와 훨씬 가깝다. 주행거리는 중국 CLTC 기준 311마일(약 500km)로 공개됐다. CLTC는 유럽 WLTP보다 측정 기준이 관대해 실제 주행거리는 250마일(약 400km) 안팎으로 보는 편이 맞다. 급속충전 속도는 120kW다.

중국산 전기 스포츠카 SC01, 유럽서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먼저 달린다 3

배터리를 실은 전기차는 무게가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SC01은 예외다. 공차중량이 1365kg에 그친다. MG 사이버스터보다 620kg 가볍다. 패딩을 최소화한 실내 구성과 18인치 마그네슘 휠이 감량에 기여했다. 곧 나올 카테르함 프로젝트 V는 1190kg으로 SC01보다도 가볍지만, 출력에서는 크게 밀린다. SC01은 듀얼모터 상시사륜구동으로 429마력, 560Nm의 토크를 낸다. 268마력인 카테르함보다 161마력 앞선다. MG 사이버스터는 496마력으로 세 모델 중 가장 강력하지만 공차중량이 2톤에 가까워 무게 대비 출력에서는 SC01에 밀린다.

중국산 전기 스포츠카 SC01, 유럽서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먼저 달린다 4

서스펜션은 조정 가능한 더블위시본 푸시로드 방식을 얹었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륜, 후륜, 사륜 세 가지 구동 방식을 운전자가 직접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2.9초로, 4초대인 카테르함 프로젝트 V를 앞선다.

비교 대상을 넓히면 20년 가까이 된 1세대 테슬라 로드스터가 떠오른다. 후륜에 248마력 모터를 얹고 공차중량 1283kg을 기록해 톤당 200마력에 가까운 출력비를 냈던 모델이다. 배터리와 모터 기술이 발전하고 전륜에 모터가 추가되면서 SC01은 이 수치를 톤당 100마력 이상 웃돈다. 오랫동안 출시가 미뤄진 2세대 테슬라 로드스터가 이 정도 성능을 보여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국산 전기 스포츠카 SC01, 유럽서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먼저 달린다 5
중국산 전기 스포츠카 SC01, 유럽서 테슬라 로드스터보다 먼저 달린다 6

실내는 군더더기를 뺐다. 패딩을 최소화한 카본파이버 버킷시트와 6스피커 오디오, 마이크로파이버 마감재를 갖췄고 기계식 핸드브레이크까지 남겼다.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없고 주행보조 시스템도 배제했다. 마크 코튼 스몰스포츠카컴퍼니 최고경영자는 무게를 줄이고 운전자를 방해하는 장치를 없애는 대신 주행 재미에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코튼은 벤틀리, BMW, 맥라렌, RML을 거친 자동차 업계 베테랑으로, 기술 경쟁보다 감성에 집중한 스페셜티 스포츠카 시장에서 기회를 봤다며 회사를 세웠다.

SC01은 2022년 톈진궁장파이 오토테크놀로지가 선보인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이후 장링자동차 산하 JMEV로 생산 주체가 넘어가면서 중국 현지에서는 JMEV 01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4월부터 판매 중이다. 유럽 진출을 위해 관세를 피할 목적으로 이탈리아 현지 조립 라인도 준비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200대에서 360대 사이로 제한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는 6만6000달러(약 9000만원) 안팎의 가격이 거론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