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무산연구원과 칭화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리튬메탈 배터리용 전해액 조절 기술에서 성과를 냈다. 연구팀은 에너지밀도 600Wh/kg급 고안정성 리튬메탈 파우치셀을 개발했으며, 관련 내용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급성장 중인 ‘저고도 경제’ 분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드론과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짧은 비행 시간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온 탓이다. 흑연 음극을 쓰는 현재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론적 에너지밀도 한계인 약 350Wh/kg에 근접한 상태라 장시간 운용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재 용량이 커서 이 한계를 돌파할 대안으로 꼽혀왔다. 다만 고전압 조건에서 전해액이 분해되고 리튬 덴드라이트가 자라나는 문제 탓에, 높은 에너지밀도와 긴 수명,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첨가제와 강한 배위 결합을 이루는 용매화 구조를 활용해 새로운 전해액 첨가제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이 첨가제는 양극 표면에 얇고 촘촘한 보호막을 형성해 고전압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재 손상을 줄인다. 동시에 리튬메탈 음극 위에는 안정적인 계면층을 만들어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고, 리튬이온 이동 효율을 끌어올려 안전성 위험을 낮춘다.

시험 데이터를 보면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을 적용한 10Ah 파우치셀은 에너지밀도 550.7Wh/kg을 기록했고, 180회 충방전 후에도 용량의 80%를 유지했다. 리튬리치 망간계 양극재를 조합한 경우에는 가역 비에너지가 602.5Wh/kg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현재 주력으로 쓰이는 파워 배터리보다 50%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아직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량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내에서는 유사한 연구도 이어지는 중이다. 난징대 연구팀 역시 최근 450Wh/kg 에너지밀도에서 750회 이상 순환 수명을 구현하는 리튬메탈 배터리용 전해액을 내놓은 바 있다.
산업계 움직임도 이런 연구를 뒷받침한다. CATL은 지난달 각형 셀 기준 에너지밀도 350Wh/kg인 항공용 배터리로 열폭주 전파 차단 시험을 통과시키고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는 중국 eVTOL 업체 오토플라이트의 유인 기체에 우선 탑재될 예정이며, 중국 정부가 고도 1000m 이하 유상 운항을 허용하면서 저고도 경제 육성에 속도를 내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CATL은 이와 별개로 이론적 에너지밀도가 휘발유에 맞먹는 12000Wh/kg에 달하는 리튬공기전지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리튬메탈 배터리는 그 중간 단계를 메우는 기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